한화 새 외국인 선수 에스테반 플로리얼(왼쪽)과 코디 폰세.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2025 한화 신인 선수단 배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 구단은 최근 공식 SNS를 통해 2025년 선수단이 쓸 배번을 최종 확정해 게시했다.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번의 정우주(19)가 43번으로 비교적 앞번호를 받은 것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폰세와 플로리얼의 등번호 변경도 눈에 띄었다.
기존에 34번을 달고 있던 폰세는 플로리얼의 30번으로 변경했다. 폰세가 먼저 제의하고 플로리얼은 다른 번호를 따로 선택하지 않고 폰세의 34번을 그대로 가져갔다. 이번 트레이드의 배경에는 폰세의 영화 스타워즈에 대한 팬심이 있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폰세에게 물어보니 원래 30번을 좋아한다고 한다. 영화 스타워즈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거기 나오는 C-3PO 로봇을 좋아한다고 한다"며 "등번호를 바꾸면서 폰세가 플로리얼에게 따로 무언가 해준 건 없었다. 플로리얼은 본인은 34번도 상관없다면서 쿨하게 30번을 내줬다고 한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폰세가 좋아하는 스타워즈는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C-P30은 주인공 스카이워커 가문의 친구 역할을 하는 로봇으로, 스타워즈의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해 '영원한 친구'로 불리기도 한다.
스타워즈 캐릭터 C-3PO. 폰세와 플로리얼이 등번호를 트레이드한 이유가 됐다. /AFPBBNews=뉴스1 |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폰세와 플로리얼은 한화 분위기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유쾌 발랄한 성격의 폰세와 진중한 성격의 플로리얼은 한국 동료들과 야구를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팀에 녹아드는 중이었다.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새 외국인 선수들이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건 한화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폰세는 지난해 12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한화와 계약을 맺었다. 198㎝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가 위력적인 우완 투수로,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0㎞를 넘고 커터를 주 무기로 한다. 그 외에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하면서 전 구종을 원하는 곳에 꽂아 넣을 수 있는 준수한 제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플로리얼 역시 메이저리그 명문 뉴욕 양키스에서도 주목받던 톱 유망주 출신으로 많은 기대를 받는 선수다. 탄탄한 피지컬과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하는 우투좌타 외야수로 수비와 주루에서 강점이 있다. 빅리그에선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으나, 마이너리그 통산 172도루를 기록했으며 트리플A에서 최근 3년 연속 20도루(39-25-22)로 빠른 발을 과시했다. 필드에서도 우수한 타구 판단 능력에 넓은 수비 범위, 강한 어깨를 가져 중견수로서 최상급 수비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플로리얼은 폰세와 같은 날,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포함 85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에스테반 플로리얼,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두 선수 모두 한국은 처음이지만, 빠르게 적응할 조건을 갖췄다. 폰세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니혼햄 파이터스, 올해 라쿠텐 골든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총 3시즌 동안 일본 프로야구(NPB)를 경험해 아시아 야구에 익숙하다. 플로리얼은 아시아 무대가 이번이 처음에 스페인어를 주로 쓰는 아이티 국적이지만, 오랜 미국 생활로 영어가 유창하다. 덕분에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라이언 와이스와 폰세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한화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온 와이스 부부의 친화력도 이들의 빠른 적응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와이스 부부는 지난달 23일 폰세 부부가 숙소에 도착하자 호텔 로비까지 내려와 그들을 맞았다. 플로리얼 역시 그날 저녁 식사에 바로 합류해 함께 식사하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플로리얼은 구단을 통해 "폰세와 와이스가 친절하게 먼저 다가와 줘서 고마웠다. 두 사람 다 성격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나는 영어도 하니까 소통 문제도 없다. 폰세, 와이스와 함께 올 시즌 팀의 좋은 성적에 기여하고 싶다"고 각오를 남긴 바 있다.
라이언 와이스 부부(왼쪽 2명)와 코디 폰세 부부.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