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선수단이 5일 현대캐피탈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4연승을 달렸고 임시 거처인 경민대학교에서 7전 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주전 세터 황택의(29)의 한마디가 오히려 이날 승리를 요약해주는 표현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5일 의정부 경민대학교에서 열린 천안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20, 25-21) 셧아웃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3위 KB손해보험은 4연승을 달렸고 16승 10패, 승점 44를 기록, 2위 인천 대한항공(승점 49)와 격차를 더 좁혔는데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날 승리로 KB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전 지긋지긋했던 10연패에서 탈출했다. 마지막 승리는 무려 2022~2023시즌 6라운드 맞대결로 2023년 3월 14일이었다. 근 2년 만에 드디어 값진 승리를 따냈다.
더불어 KB손해보험은 홈코트인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돼 경민대학교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임시거쳐에서 7연승을 달리며 기분 좋은 징크스도 이어갔다.
경기 도중 선수단에 지시를 내리고 있는 아폰소 감독(가운데). /사진=KOVO 제공 |
경기 후 레오나르도 아폰소(53) 감독은 "결과는 생각지 못했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우리가 훨씬 더 월등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오늘 그걸 보여줬고 그 부분에만 신경을 쓰고 집중하려고 했다"며 "결과는 우리가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이다. 투자와 결과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무엇에 더 집중하냐고 물어본다면 투자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밤은 환상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경기 전 아폰소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장점을 열거하며 압도적인 전력을 칭찬했는데 경기 후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그렇게 해주신 말씀에 하나도 부응하지 못한 경기였다. 반격도 잘 이뤄지지 못했고 왼쪽 공격 블로킹은 높게 세우며 잘 차단했지만 그 밖엔 잘 안됐다"며 "상대는 서브가 너무 잘됐다. 황택의, 나경복, 비예나가 너무 강하게 잘 때렸고 우린 하이볼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KB손해보험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무엇보다 봄 배구에서 상대할 수 있는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자신감을 확보했다는 게 더 없이 큰 성과였다.
황택의는 "현대캐피탈과 붙으면 많이 약했는데 감독님께서 플레이오프, 챔프전에 올라갔을 때 만난다면 힘들 것이라는 얘기를 하셨다"며 "그런 면에서 오늘 1승은 그냥 1승이 아니고 더 큰 값어치가 있는 1승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비예나 또한 "우리도 강팀이다. 챔프전에 올라가면 어떤 상황이라도 벌어질 수 있고 팀으로서 사이드아웃, 블로킹, 수비 모두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며 "신인으로만 이뤄진 팀이 아니고 경험 있는 베테랑들도 많다. 현대캐피탈이 강팀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챔프전에서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득점한 비예나(오른쪽)와 함께 기뻐하는 황택의. /사진=KOVO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