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점+성공률 70%' 압도, '레오가 최강?' 반기 든 비예나 "나만의 강점 있어, 자부심 느낀다"

의정부=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0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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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비예나(왼쪽에서 2번째)가 5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레오의 블로킹을 피해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KB손해보험 비예나(왼쪽에서 2번째)가 5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레오의 블로킹을 피해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레오에게 없는 강점이 있다. 자부심을 갖고 있다."

16연승을 달렸고 그 중심엔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35·천안 현대캐피탈)가 있었다. 레오가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안드레스 비예나(32·의정부 KB손해보험)는 실력으로서 당당히 반기를 들었다.


비예나는 5일 의정부시 경민대학교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26득점, 공격 성공률 70.59%로 맹활약하며 셧아웃 승리(25-18, 25-20, 25-21)를 이끌었다.

4연승을 달리며 승점 44를 기록, 2위 인천 대한항공(승점 49)와 격차를 좁혔고 지긋지긋했던 현대캐피탈전 10연패를 끊어냈다.

비예나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경기였다. 올 시즌에도 4연패로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작아졌던 KB손해보험이었다. 비예나 역시 26점을 올렸던 1라운드 대결을 제외하면 다소 실망스러웠다. 특히 4라운드에선 4세트 동안 20점을 올렸는데 공격 성공률이 44.44%에 그쳐 아쉬움을 자아냈다.


비예나(오른쪽)가 득점 후 황택의와 포옹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비예나(오른쪽)가 득점 후 황택의와 포옹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더 완벽해진 현대캐피탈을 상대해야 했다. 16연승을 달리며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을 향해 나아가던 상대였다. 그러나 비예나는 1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을 뒤흔들어놨다.

높은 타점의 공격과 서브에이스 2개를 곁들여 1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을 괴롭힌 비예나는 2세트와 3세트에도 8점씩을 보태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홀로 팀 공격의 44.74%를 책임지면서도 공격 효율도 64.71%에 달했다. 상대 에이스 레오가 10득점, 공격 성공률 37.5%에 그친 것과 대비됐다.

경기 후 레오나르도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은 "비예나가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경기 리포트를 보진 못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월등한 수치가 나올 것 같다"며 "1세트 때 2번째 서브가 잘 들어가는 걸 보고 몸이 좋다는 걸 느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비예나는 "컨디션이 좋았다. 지난 한 달, 지난주까지만 해도 종아리에 통증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며 "(세터) 황택의와 계속 얘기를 하면서 가장 최선의 공격을 할 수 있게 이야기하고 있고 아직까지 더 많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상대에 혼란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에만 4전 전패를 당했던 강팀이기에 더욱 특별히 준비했다. 비예나는 "오늘 경기에서 공격 참여도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을 많이 함으로써 유리한 운영을 하는 팀인데 최대한 집중한 건 상대 미들블로커 위에서, 강하게 때리려고 신경을 썼다. 사이드 아웃 상황에서도 침착히 처리하려고 했고 반격 때는 자신감을 갖고 하려고 했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서브를 준비하는 비예나. /사진=KOVO 제공
서브를 준비하는 비예나. /사진=KOVO 제공
현대캐피탈, 레오와 대결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게 의미가 크다. 아직까지 임팩트만 따지면 레오가 더 돋보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공격 성공률 2위(55.84%)에 올라 있는 레오는 알고도 못 막는 공격 옵션이다. 오픈 공격 성공률(48.87%)로 1위가 이를 방증한다. 득점 2위(509점), 후위 공격 3위(58.57%) 등 전반적인 공격 지표가 뛰어나다.

그러나 비예나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서로 다른 선수라고 생각한다. 레오도 굉장히 좋은 선수이고 강하게 때리는 선수"라며 "나는 파워는 조금 떨어질 수 있으나 레오에게 없는 다른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높이, 점프에 있어서 비교를 하긴 어렵지만 레오가 강점이 큰 선수라면 나는 팀 참여도나 협동심 등 부족한 걸 커버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매 경기를 승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서로 다른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나만의 플레이와 스타일에 대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 말 그대로다. 어찌보면 취향 차이라고 말할 정도로 성향이 다르다. 공격력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비예나는 올 시즌 638득점으로 레오(509점)과 큰 차이로 1위에 올라 있다. 세트당 득점으로 따져도 6.25점으로 레오(5.47점)에 앞서 있다. 공격 성공률에서도 우리카드 알리(57%), 레오(55.84%)에 이어 54.79%로 3위, 오픈 공격 성공률에선 43.92%로 레오(48.87%) 바로 뒤를 쫓고 있다. 퀵오픈(65.04%)은 전체 1위, 후위 공격(55.35%) 4위, 서브 6위(세트당 0.275개)다.

더 놀라운 건 시간차(75%)와 블로킹(세트당 0.539개), 디그(세트당 1.696개)에서도 모두 7위로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다는 점이다.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지만 팀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놀라운 상승세에 힘입어 그동안 당하기만 했던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비예나도 벌써 봄 배구를 꿈꾼다. 그는 "우리도 강팀이다. 챔프전에 올라가면 어떤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며 "팀으로서 사이드아웃, 블로킹, 수비 모두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고 신인으로만 이뤄진 팀이 아닌 경험 있는 베테랑들도 많다. 현대캐피탈이 강팀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 결승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득점 후 세리머니를 펼치는 비예나. /사진=KOVO 제공
득점 후 세리머니를 펼치는 비예나.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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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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