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가운데)이 1일(한국시간) 진행된 재키 로빈슨 기념 만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단장을 역임했던 짐 보우덴은 6일(한국시간) 디애슬레틱 칼럼을 통해 'MLB 스프링캠프에서 보고 싶은 신인상 후보 30인'을 소개했다.
단순히 개인 주관에 의한 게 아니었다. 보우덴은 30개 구단 프런트에 연락해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겼다. 그 중 김혜성은 전체 23위, 내셔널리그(NL)에선 전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보우덴은 김혜성을 2루수로 분류하며 "다저스는 김혜성과 3년 125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2년 구단 옵션이 있다(3+2년 최대 2200만 달러)"며 "6시즌 동안 한국야구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고 지난해 KBO에서 타율 0.326 11홈런 2루타 26개, 출루율 0.383, 장타율 0.458, 도루를 36차례 30번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KBO리그에서 충분히 검증된 자원이다. 수비와 공격을 모두 평가하는 골든글러브를 최근 4년 연속 수상했다. 유격수와 2루수에서 모두 수상하며 수비의 다재다능함까지도 입증했다.
그러나 한참 더 높은 수준의 투수들과 만날 빅리그에선 여전히 미지의 존재다. 다저스가 김혜성 영입 직후 주전 2루수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하긴 했지만 여전히 경쟁의 벽이 높다는 평가다.
김혜성(가운데)이 LA 다저스 팀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태너 스캇, 김혜성, 블레이크 스넬.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
보우덴의 생각이 아닌 다저스 관계자의 말을 전한 것이라는 점에서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줘야 할 게 많은 김혜성이다. 우선은 확실히 주전급 전력으로 눈도장을 찍는 게 중요하다. 다저스는 현재까진 김혜성을 주전으로 확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비와 주루에선 검증이 필요치 않다. 미국 야구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 20-80 스케일 기준 김혜성의 주력은 최고 수준인 70점, 수비도 평균 이상인 55점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타격이다. 컨택트 능력은 55점으로 준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현지에선 김혜성이 KBO리그보다 평균 시속 5~10㎞가 더 빠른 투수들의 강속구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김하성(탬파베이)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등 선배들도 초반 어려움을 겪었던 게 이 부분이기도 하다.
김혜성은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팬 페스트 행사 '다저페스트'에 참가해 팬들과 만났다. 중계방송사인 스포츠넷 LA와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팀이기도 하고, 원래 좋아하던 팀"이라며 "누가 봐도 슈퍼스타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과 같은 팀이 됐다는 게 영광이다. 나도 그런 팀원 사이에서 잘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사키는 전체 3위이자 NL에선 딜런 크루스(워싱턴·외야수)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 시속 165㎞를 뿌리는 괴물로 신인상은 당연하고 사이영상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에 비하면 다소 야박한 평가라고도 보인다.
김혜성(가운데)이 2일 LA 다저스 팬페스트 행사에서 질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
현지의 평가는 여전히 좋지만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부상 등으로 4시즌 중에서도 한 번도 130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다. 일본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르는 MLB에서 풀타임 활약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더 강력한 타자들을 상대로 강한 공을 뿌리다보면 부상에도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보우덴은 "그는 이번 시즌 다저스의 6인 로테이션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저스는 그가 경기에서 얼마나 깊이 투구하고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닝을 던지는지에 대해 조심할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그는 이 목록의 맨 위에 있어야 합니다. 그의 재능은 미래의 사이영 수상자를 외친다"고 평가했다.
사사키보다 위에 자리한 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우투수 잭슨 조브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외야수 딜런 크루스였다. 보우덴은 조브에 대해 "사사키에 이어 2번째로 좋은 투수 유망주이지만 2021년 1라운드 픽은 올해 로테이션 자리를 차지하기 더 쉬운 길을 갖고 있다"며 "사사키가 LA에서 마주할 상당한 이닝 제한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다. 타이거스의 5인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발전적인 측면에서 사사키보다 약간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릭 스쿠발, 잭 플래허티에 이어 팀 3번째 투수가 될 것이고 언젠가 사이영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호평했다.
2위 크루스에 대해선 "크루즈는 올해를 NL의 최고 신인 포지션 플레이어로 시작한다. 그는 더블A와 트리플A에서 타율 0.270, 출루율 0.342, 장타율 0.451을 기록한 후 지난 시즌 MLB 119타석에서 타율 0.218, 출루율 0.288, 장타율 0.353을 기록했다"며 "그는 2023년 전체 2순위 지명자였고 그 드래프트에서 상위권에 지명된 4명의 외야수(크루즈, 맥스 클라크, 와이엇 랭포드, 워커 젠킨스) 중 첫 번째 선수였다. 장기적으로 누가 최고의 선수가 될지에 대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너무 이르지만 크루스는 20홈런 타자이자 20도루 잠재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고 있으며 우익수에서 평균 이상의 수비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팬페스트 행사에 참석한 사사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