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5홈런-302억 타자인데'→"일주일에 3~4경기만" SSG의 특별관리, '20세 특급신성' 믿기에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0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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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박지환이 2025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38세 베테랑 타자에게 4년 110억원을 안겨줬다. 그러나 수비 활용폭은 더 제한될 전망이다. 더 오래, 꾸준한 활약을 할 수 있게끔 하는 배려다. 그 뒤엔 20세 특급 신성에 대한 두터운 신뢰가 깔려 있다.

SSG는 지난달 23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1차 캠프를 차리고 선수단 36명과 함께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SSG가 이번 1차 캠프에 초점을 맞춘 건 유망주들의 성장이다. 최정(38) 등 베테랑 6명에게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부담 등을 줄여주기 위해 일본 가고시마 퓨처스 캠프에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했고 그 대신 더 많은 영건들을 데려가 혹독한 훈련을 통해 올 시즌 활약할 수 있는 원석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끄는 건 박지환(20)이다. 지난해 1라운드 신인으로 SSG 유니폼을 입은 내야 자원인 그는 첫 시즌부터 퓨처스리그를 오가면서도 76경기에서 타율 0.276 4홈런 21타점 3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0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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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사진=SSG 랜더스 제공
장기 레이스가 익숙지 않았던 탓인지 후반기 44경기에서 타율 0.198로 부진했지만 전반기 0.364의 고타율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수비에서도 다재다능함도 뽐냈다. 주로 2루수(54경기 406⅔이닝)로 나섰지만 3루에서도 9경기 38이닝을 소화했다. 연봉도 최저인 3000만원에서 150% 상승한 750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올 시즌 쓰임은 더 다양해 질 전망이다. 지난해 이숭용(54) 감독 선임과 함께 '팀 리모델링'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SSG지만 내야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 3루엔 최정, 유격수엔 골든글러브를 아쉽게 놓친 국가대표 박성한이 있고 1루엔 우타 거포 기대주 고명준, 2루엔 지난해 신인으로 타율 0.307로 맹활약한 정준재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백업으로 두기에 박지환은 너무도 아까운 자원이다. 그래서 이숭용 감독은 박지환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포지션은 3루다.

지난달 19일 캠프 환경을 체크하기 위해 한 발 먼저 플로리다로 향했는데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그는 "(박)지환이를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내보내 경험을 쌓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기회를 줘서 키워야 될 선수이고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자원"이라며 "(최)정이를 일주일에 3~4경기 정도 수비로 내보내고 나머지 2~3경기에선 지명타자를 시키려고 한다. 그 자리를 메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5년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20년 동안 꼬박 지켜온 3루를 넘겨받을 인물로 박지환을 점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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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사진=SSG 랜더스 제공
여전히 SSG 3루는 38세 최정이 든든히 지키고 있다. 많은 나이에도 여전히 대체자를 찾기 어렵다. 지난해에도 37개의 아치를 그려낸 그는 495홈런으로 역대 KBO 최다 홈런 기록을 갖고 있다. 득점(1461)도 1위, 타점(1561)은 2위다. 2015년 4년 86억원에 첫 FA 계약을 맺은 최정은 2019년 6년 106억원에 이어 이번에도 대형 계약을 이끌어내며 FA 총액에서 302억원으로 역대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 감독은 최정의 타격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 수비 부담을 줄여줘야 할 시기라고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느꼈고 올 시즌엔 그를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정의 은퇴 이후까지도 내다본 선택이다.

최정이 지명타자로 나설 때를 제외하면 또 다른 포지션으로 나설 수 있게 준비를 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감독은 "또 (박)성환이의 체력을 아껴주고 (정)준재가 힘들 때도 있을 것"이라며 멀티 포지션으로 준비를 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SSG에 따르면 박지환은 현재 베로비치 캠프에서 고명준, 박성한, 정준재 등 8명과 함께 내야 훈련에 집중하고 있고 우선적으로 3루 훈련에 김성민과 함께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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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지환. /사진=안호근 기자
그러나 나아가 외야 수비까지도 준비한다. 마무리 캠프에서도 외야 훈련을 시켰는데 구단 내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 내야에 중점을 둘 전망이지만 경우에 따라 외야수 기용을 생각할 만큼 박지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읽어볼 수 있다.

이 감독은 "일단은 내야가 주포지션"이라면서도 "상황에 따라서 외야로도 나갈 수 있는 여지는 만들어두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숭용 감독과 충분한 대화를 나눴고 박지환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스타뉴스와 만난 박지환은 "수비에선 여러 포지션을 봐야 한다. 프로에 들어와 처음 본 타구들도 많았고 타구 스피드도빨라서 내야에선 그런 이미지를 많이 그려놓기도 했다"며 "외야 수비로서는 경기 타구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가 완성이 안 돼서 캠프에 가서 많이 해보면서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글러브도 포지션에 따라 4개나 챙겼다고 전했다.

최정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레전드의 은퇴 후까지 바라보고 있는 SSG다. 그 역할을 박지환이 충분히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고 최정의 은퇴 전까지 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한 SSG의 '리모델링'이 이번 캠프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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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재(왼쪽)와 박지환.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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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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