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피트 알론소. /AFPBBNews=뉴스1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피트 알론소. /AFPBBNews=뉴스1 |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6일(한국 시각) "알론소가 뉴욕 매체와 2년 5400만 달러(한화 약 782억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론소는 계약금 1000만 달러(약 145억원)와 함께 올해 연봉으로 2000만 달러(약 290억원)를 수령한다. 그리고 올 시즌을 마친 뒤에는 옵트 아웃(계약 기간 도중 FA 권리 행사 등으로 인한 계약 파기)을 선택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옵트 아웃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2400만 달러(약 347억원)를 받고 메츠에 잔류할 수 있다.
사실상 'FA 재수'를 택한 셈이다. 만약 알론소가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친다면, 자신의 몸값을 더욱 끌어올린 채 FA 시장에 나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알론소는 2016년 메츠의 지명을 받은 뒤 2019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그해 알론소는 무려 53개의 홈런포를 터트리며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등극했다. 이는 빅리그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으로 남아 있다. 홈런왕과 함께 신인왕을 거머쥐며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알론소는 이후에도 홈런을 펑펑 쳐내며 거포 본능을 제대로 발휘했다. 이듬해인 2020시즌에는 단축 시즌으로 진행되면서 57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16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이어 2021시즌에는 37개, 2022시즌에는 40개, 2023시즌에는 46개, 2024시즌에는 34개의 홈런을 각각 쏘아 올리며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냈다.
알론소는 2019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시즌 통산 84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9(3139타수 781안타) 226홈런 2루타 142개, 3루타 7개, 586타점 493득점, 358볼넷 822삼진 17도루(2실패) 출루율 0.339, 장타율 0.514 OPS(출루율+장타율) 0.853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226개의 홈런 기록은 같은 기간 최다 홈런 2위 기록이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같은 기간에 알론소보다 6개가 많은 232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또 알론소는 통산 네 차례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알론소는 확실히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강한 힘과 비교해 정교한 콘택트 능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시즌에는 개인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타율인 0.217을 기록했으며, 지난 시즌에도 0.240에 그쳤다.
이런 활약을 메츠 역시 인정했다. 무엇보다 2023시즌 종료 후 메츠는 알론소에게 거액의 장기 계약을 제안했다. 당시 메츠는 알론소를 향해 7년 1억 5800만 달러(약 2290억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알론소는 이를 거절했다. 그리고 올 시즌 FA 시장에 나온 것이다. 그렇지만 시장의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뜨겁지 않았다.
메츠 역시 이번 협상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 후문이다. '억만장자'로 알려진 스티븐 코헨 구단주는 공개적으로 알론소와 협상 과정이 껄끄러웠다는 뜻을 전했다. ESPN 등에 따르면 코헨 구단주는 알론소와 협상에 대해 "개인적으로 지치는 대화였다"고 했다. 그는 올겨울 영입한 후안 소토를 예로 들면서 "(소토와 계약도) 힘들었는데, 알론소는 더 심했다. 우리는 큰 제안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저쪽에서는 다시 제시하는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 우리에게 매우 불공정한 구조라 생각한다.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피트 알론소. /AFPBBNews=뉴스1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피트 알론소. /AFPBBNews=뉴스1 |
결국 알론소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2년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이는 최근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한 김하성(30)과 마찬가지로 이른바 베개 같은 계약(pillow contract)이라 할 수 있다. 베개 같은 계약은 직전 시즌에 부상이나 부진 등으로 기대에 못 미친 '예비 FA(프리에이전트)' 등의 선수들이 맺는 1년 혹은 1+1년 등의 단기 계약을 말한다. 베개에 누우면 편하지만 오래지 않아 일어나야 하기에, 이런 일시적인 계약을 의미한다. 구단은 활약이 확실치 않은 선수와 장기 계약을 맺는 것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또 선수 입장에서는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둔 뒤 다시 시장에 나가 장기 계약 등의 잭폿을 터트릴 수 있는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MLB에서는 흔한 일이다.
알론소의 에이전트는 이른바 '악마 에이전트'로 불리고 있는 스캇 보라스다. 협상의 달인으로 불린 그였지만, 이번에는 알론소에게 대박 계약을 안기지 못했다. 메츠는 알론소를 영입하면서 막강한 소토와 알론소를 중심 타순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과연 알론소가 올 시즌 맹위를 떨치며 내년 시즌을 앞두고 FA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 것인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피트 알론소. /AFPBBNews=뉴스1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피트 알론소.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