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선수 강제 키스→축구협회장 충격 협박 "동의했다고 말해라" 폭로... "마녀사냥 멈춰라" 반박

박건도 기자 / 입력 : 2025.02.07 18:31
  • 글자크기조절
image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오른쪽)이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와 포옹하며 미소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루이스 루비알레스(46)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으로부터 강제 키스를 당한 제니퍼 에르모소(35)를 위해 스페인 동료들도 법정에 직접 나섰다.

영국 '가디언'은 7일(한국시간) "에르모소의 팀 동료들은 성폭행 재판에서 증언했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이 강제 키스를 한 것에 대해 에르모소가 엄청난 충격을 받고 분노했다는 진술을 뒷받침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2023년 여자 월드컵에서 발생했다. 루비알레스는 스페인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세리머니에서 에르모소의 귀를 붙잡고 입을 맞췄다.

당시 상황에 대해 에르모소의 스페인 국가대표 동료들이 입을 모았다. 알렉시아 푸텔라스는 "에르모소는 스페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울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전 세계 시청자 앞에서 에르모소와 함께 해명 영상을 찍길 바랐다"고 폭로했다.

image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 /AFPBBNews=뉴스1
image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공격수 제니퍼 에르모소. /AFPBBNews=뉴스1
이어 푸텔라스는 "에르모소는 루비알레스 전 회장이 키스에 동의했다고 말하라고 했다"며 "에르모소는 분노했다. 영상을 찍지 않겠다고 전했다. 제발 본인을 내버려 두라고 말했다더라"라고 증언했다.


이레네 파레데스도 "제니(에르모소)는 사건 발생 직후 분노에 휩싸였다"며 "에르모소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하면서 울었다. 그는 그저 우승을 축하하길 원했다. 하지만 해당 사건이 발생한 뒤 매우 힘들어했다"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검찰과 에르모소, 스페인 선수협회는 루비알레스에 2년 6개월 징역형과 손해배상금 5만 유로(약 7500만 원)를 요구한 상태다.

한편 루비알레스는 성폭행 사건 발생 3주 뒤 스페인축구협회장에서 사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루비알레스는 "거짓 페미니스트의 마녀사냥 희생자가 됐다"며 에르모소의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

에르모소는 재판에 출석해 "키스를 허락한 적이 없다. 여성으로서 존중받지 못했다"며 "루비알레스 회장은 내 귀를 잡고 입을 맞췄다. 사건 이후 스페인 축구협회로부터 버림받았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내 삶은 멈춘 것이나 다름없었다"라고 했다.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 직후 시상식에서 에르모소에게 강제로 입을 맞춰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루비알레스는 선수들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며 우승을 충하하다 에르모소의 차례가 오자 갑자기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맞춤했다.

image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가운데). /AFPBBNews=뉴스1
image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공격수 제니퍼 에르모소(오른쪽)가 지난 2023년 8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AFPBBNews=뉴스1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