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2·3루서 뛸 수도" 탬파베이의 큰 그림, '최고 유망주'가 최우선 "윌리엄스에 방해되지 않을 것"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0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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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가 지난 4일 김하성의 영입 발표를 하며 공개한 사진. /사진=탬파베이 레이스 공식 SNS 갈무리
2년 최대 3100만 달러(451억원).

김하성(30·탬파베이 레이스)이 당초 예상했던 FA(프리에이전트) 대박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수술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반대로 대표적 스몰마켓인 탬파베이 입장에선 전혀 예상치 못한 오버페이이기도 했다.


현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김하성을 원한 많은 팀이 있었지만 탬파베이가 거론된 적은 없었고 계약 규모도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탬파베이로선 확고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메이저리그(MLB) 최고 내야 자원을 통해 수비를 보강하고 부족한 공격력을 메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셈법이 작용했다는 걸 현지 매체들을 통해 알 수 있다.

미국 탬파베이 지역 매체 탬파베이 타임스의 마크 톱킨 기자는 지난 6일(한국시간) '레이스가 김하성을 위해 29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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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4일 취재진과 화상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줌 화상 인터뷰 갈무리
김하성은 탬파베이 내 최고 연봉자로 등극했고 탬파베이가 김하성 영입에 쓴 비용은 역대 구단 FA 영입 선수 중 역대 2위에 해당할 만큼 이례적 규모의 보강이었다.

톱킨은 "그만한 가치의 선수를 단기 계약으로 영입하는 일은 드물지만 레이스의 계약엔 그의 경기장에서 이점 외에도 이유가 있다"며 어깨 수술을 마친 김하성이 성공적으로 복귀해 활약할 경우 옵트아웃을 발동해 FA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큰데 구단에선 퀄리파잉오퍼(QO)를 제안해 드래프트권을 얻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없는 살림의 탬파베이로선 김하성을 1년 동안 활용하며 1300만 달러(최대 1500만 달러)를 쓰고 1,2라운드 사이 드래프트 지명권을 얻어낼 수 있어 손해볼 게 없는 장사라고 볼 수 있다.

또는 트레이드를 활용해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김하성과 탬파베이 모두에 나쁠 게 없는 방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7일(한국시간) 'MLB 각 팀들의 유격수 5개년 계획'에 대한 기사에서 탬파베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매체는 "레이스는 김하성과 2년 29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김하성은 2025년 팀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는 작년 10월 어깨 수술을 받은 후 개막전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다재다능함은 그가 준비가 되면 최고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22)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데 그는 또한 2루수와 3루수를 높은 수준에서 맡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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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유격수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 /AFPBBNews=뉴스1
김하성이 복귀하면 분명히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탬파베이가 미래의 유격수로 점찍어 놓은 윌리엄스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윌리엄스가 충분한 준비가 되면 김하성을 2루수 등 다른 포지션에서 활용할 것이라는 뜻이다.

윌리엄스는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탬파베이의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다. 2024년 MLB 전체 유망주 랭킹 4위에 오를 만큼 기대감이 큰 그는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대회에 나서기도 했다.

블리처리포트는 "윌리엄스는 지난 시즌 더블A에서 115경기에 출장해 홈런 20개, 2루타 20개, 69타점, 도루 33개를 기록하며 OPS 0.821를 기록한 최고의 유격수 유망주"라며 "21세인 그는 60등급(최고 80)의 파워를 갖고 있으며 마이너리그에서 최고의 수비형 유격수로 널리 평가받고 있다. 이로 인해 그는 잠재적인 미래의 스타가 됐고 2025시즌 중 어느 시점에 탬파베이에 1군에 합류할 수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는 탬파베이 또한 2년 계약을 맺은 김하성과의 미래가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 해석이기도 하다. 2025년 기대 만큼의 성적이 나오면 김하성은 다시 FA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많은 금액을 투자한 탬파베이지만 김하성과 먼 미래까지 내다보기보다는 윌리엄스가 1군에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영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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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의 수비 장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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