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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황준서가 최근 구단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티비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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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 황준서가 2023년 11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빌딩에서 진행된 글로벌 스포츠·연예 콘텐츠 미디어 스타뉴스 주최 '2023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
최근 일본 고치에서 열리는 한화 퓨처스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황준서는 출국 전 구단 유튜브를 통해 근황을 알렸다. 출국 3일 전 한화 퓨처스 홈구장 서산 전용 연습구장에서 훈련 중이던 황준서는 "1군 캠프에 못 간 걸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시즌 들어가기 전에 내 몸 상태를 100%로 만들 수 있게 지난해와 똑같이 훈련하고 있다"고 주눅들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황준서는 면일초(중랑구리틀)-상명중-장충고 졸업 후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에 뛰어난 스플리터를 장착해 KBO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좌완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데뷔 시즌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36경기 2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8, 72이닝 70탈삼진을 마크했다.
KBO 등록 기준 키 185㎝ 체중 78㎏의 황준서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좌완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근력을 늘리면 더 빠른 평균 구속과 풀 시즌을 뛸 수 있는 체력을 갖춰 1선발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현진도 그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류현진은 황준서 등 7명의 후배를 데리고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 미니 캠프를 차렸다. 그곳에서 류현진은 계속해서 황준서에게 음식을 권했고 이는 '황준서 살찌우기 프로젝트'로 불렸다. 하지만 단기간에 원하는 만큼 체중을 늘릴 순 없었다. 다이어트만큼이나 누군가에겐 증량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었다. 한화도 이를 고려해 1군 캠프가 아닌 퓨처스 캠프부터 시작해 황준서가 차근차근 정규시즌을 대비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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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왼쪽에서 두 번째)이 '황준서 살 찌우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사진=99코퍼레이션 SNS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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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황준서가 최근 구단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티비 갈무리 |
과정은 순조롭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 황준서는 한화 구단과 동료들의 지원 아래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영상 속 황준서는 날렵한 몸매는 여전했으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이던 턱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선수는 류현진과 약속을 잊지 않고, 동료 선수들은 틈틈이 챙겨준 덕분이다.
황준서는 "(다들) 얼굴 살이 올라왔다고 하더라"고 웃으면서 "류현진 선배님이 (내가) 없어도 잘 먹으라고 하셨다. 삼시세끼는 필수고 간식까지 꼭 챙겨 먹으라고 하셨다. (원)종혁이, (김)승일이 형, (이)성민이 형 등 먹을 것이 있으면 다 챙겨준다. 마트 갔다 오면서 슈크림 빵을 사 오기도 한다. 착한 형들"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체중 증량 외에 한 가지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직구, 스플리터를 더 위력적으로 만들어줄 제3 구종의 장착, 슬라이더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황준서는 "비시즌 때부터 지금까지 슬라이더 연습하고 있다. 미국 드라이브라인에서 배운 걸 박정진 코치님과 많이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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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황준서가 지난해 4월 20일 삼성전에서 1회초 구자욱에게 커브를 던져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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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문동주, 황준서, 김서현. |
황준서는 빠른 직구 외에도 스플리터가 결정구로서 위력적인 평가를 받는다. 장충고 2학년 시절 황준서는 스타뉴스가 주관한 '2022 아마추어 스타대상'에서 미래스타 투수상을 받았다. 당시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스타뉴스에 "황준서는 볼도 빠른데 스플리터가 살벌하다. 빠르면 시속 120㎞대 중반까지 나오는데 던지면 (타자 입장에서) 어느 순간 볼이 그냥 사라진다. 그래서 좌타자, 우타자 가릴 것 없이 치지를 못한다. 로케이션도 훌륭하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후 황준서는 프로에서도 위력적인 스플리터를 구사하며 그 평가를 입증했다. 준수한 제구를 바탕으로 한 직구-스플리터-커브의 조합에 KBO 리그 최고 타자 구자욱(32·삼성 라이온즈)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다만 스플리터의 위력적인 모습은 시즌이 지날수록 옅어졌다. 황준서의 스플리터 피안타율은 4월까지만 해도 0.087에 불과했으나, 시즌 종료 후에는 0.323까지 치솟았다. 첫 풀타임을 치러 체력이 떨어진 것도 있었지만, 직구, 스플리터 외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이 제 역할을 못해 패턴이 단조로워진 것이 이유였다. 따라서 체중 증량 외에도 슬라이더 혹은 제3 구종의 장착은 황준서의 성장에 있어 꼭 필요했다.
장충고 시절부터 좋은 워크에식(직업윤리 및 태도)을 인정받은 황준서였기에 한화 김경문 감독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멀리 내다봤다. 출국 전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는 앞으로 우리 한화의 정말 좋은 선발이 돼야 할 선수다. 지금 당장은 본인에게 조금 아픔의 시간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시간을 오히려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몸을 만드는 시간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전반기를 치르다 보면 언젠가 선발 자리에서 부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황)준서가 좋아지면 합류할 수 있다"고 믿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