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1000분의 4초 기적 드라마' 이나현 빙속 女 100m 깜짝 金 쾌거!... 빙속 여제 제친 '20세 파란'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5.02.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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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나현. /사진=와우매니지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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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나현. /사진=와우매니지먼트 제공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유망주 이나현(20·한국체대)이 깜짝 금메달을 따내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나현은 같은 종목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빙속 여제' 김민선(26·의정부시청)보다 0.004초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며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섰다.

이나현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 훈련센터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m 종목에서 10초 501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18명 중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은메달은 10초 50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김민선, 동메달은 대만의 천 잉추(10초 51)가 각각 품에 안았다.


스피드스케이팅 100m는 동계 올림픽에 존재하지 않는 종목이다.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에도 없지만, 이번 대회에는 도입됐다. 중국이 자국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매스스타트 대신 스피드스케이팅 100m를 이번 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그리고 이나현이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지난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당시 이강석과 이상화가 남녀 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이나현은 9개 조 중 8번째 순서로 출발했다. 카자흐스탄의 실라예바 크리스티나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끝에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이어 남은 마지막 조의 경기를 지켜봤다. 김민선이 레이스를 펼쳤고, 역시 10초 50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나현 역시 앞서 김민선(10초 505)과 같은 기록(10초 50)을 냈던 상황. 이에 대회 주최 측에서 정밀 카메라 판독에 들어갔다. 1000분의 1초까지 따졌다. 결국 이나현이 0.004초를 앞선 것으로 판독되면서 감격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나현은 차세대 스피드 스케이팅 강자로 꼽히며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특히 최근에 기량이 부쩍 성장하며 한국 빙속을 이끌 유망주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나현은 지난해 1월 펼쳐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00m에서 37초 3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주니어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진행된 전국 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에서는 여자부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동계체전에서는 여자 대학부 1000m에서 1분 17초 92의 성적으로 김민선(1분 18초 52)이 보유한 태릉빙상장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 디비전 B(2부리그)에서도 우승한 이나현이었다.

이나현에게 첫 동계아시안게임이었지만, 그는 긴장하지 않은 채 마음껏 자신의 레이스를 펼쳤다. 결국 깜짝 금메달로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뉴스1, 뉴시스에 따르면 이나현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처음 해본 종목이라 정말 재미있었다. 근소한 기록 차이로 이겨 더욱 쫄깃쫄깃했다"며 발랄한 소감을 전한 뒤 "100m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마음을 안고 들어간 건 아니었다. 500m를 위해 100m 연습도 항상 해왔던 만큼 연습한 대로만 다 하고 오자는 생각으로 그냥 뛰었다. 부담 없이 뛰어서 기록도 좋게 나오고, 메달도 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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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나현의 주요 경력 및 수상 내역. /그래픽=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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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나현. /사진=뉴스1
이어 이나현은 "부담감도 조금 있었지만, 첫 아시안게임인 만큼 잃을 것도 없었다. 그냥 마음 편하게 준비했다. 중국에 와서 선수들이랑 배지 교환도 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김민선과) 동타라고 떴는데, 1000분의 1초 자릿수가 공개됐을 때 '이겼다. 1등이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나현은 "개인적으로 국제대회 첫 금메달이라 정말 많이 기억에 남을 것"이라면서 "코치 선생님과 장비 선생님, 가족 등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아직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 이나현은 이번 대회 여자 500m, 1000m, 팀 스프린트 종목에 각각 출전할 예정이다.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추가 메달을 딸 가능성도 충분하다.

계속해서 이나현은 "500m 목표는 색깔 상관없이 메달을 따는 것이다. 지금 기분도, 몸 상태도 좋다. 잘 이어가면 내일(9일)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김)민선 언니와 또 동반 포디움에 오르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이나현은 "아직 부족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면서 자신에 대해 "앞이 창창한 선수라 소개하고 싶다"는 패기로 가득한 말을 전했다.

아울러 김민선은 "단거리 선수에게 100m 경기를 한 번이라도 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었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었다. 너무 근소한 차이라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래도 은메달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아시안게임은 이제 시작인 만큼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면서 "100m 경기를 하면서 스타트에 관한 감을 살려놓았다. 그런 만큼 실수 없이 들어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재차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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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김민선.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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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나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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