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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로하스. /AFPBBNews=뉴스1 |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는 8일 "로하스가 앤드류 프리드먼 LA 다저스 야구 운영 부문 사장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고 패닉에 빠진 일화를 소개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의 한 팟캐스트에 출연한 로하스는 오프시즌 일화를 소개했다. 어느 밤, 프리드먼 사장이 로하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거기에는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로하스는 이를 떠올리며 "방출, 혹은 트레이드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로하스는 프리드먼 사장에게 답장을 보냈고, 1~2시간 뒤 전화가 왔다고 한다.
로하스는 지난 시즌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의 백업 자원으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베츠의 부상 속에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포스트시즌에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토미 에드먼이 유격수로 나섰고, 올해 비시즌에는 베츠의 내야 복귀와 김혜성의 계약 속에 입지가 좁아졌다. 비록 구단이 500만 달러의 옵션을 행사하기는 했으나, 충분히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로하스의 걱정은 기우였다. 프리드먼 사장은 로하스에게 "등번호 11번을 사사키 로키에게 양보할 수 있을까"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로하스는 "그런 건 메일로 보내도 됐던 거 아닌가. 전혀 문제 없다"고 답했다.
사실 로하스는 11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 19번을 달았던 그는 2023년 데뷔팀인 다저스로 이적한 후 11번을 차지했다. 19번이 짐 길리엄의 영구결번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왼쪽 팔뚝에 등번호 11번을 문신으로 새겨넣을 정도로 애정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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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로하스. /AFPBBNews=뉴스1 |
대신 로하스는 "뿌리로 돌아간다(Back to the Roots)"는 말을 SNS에 남기며 힌트를 줬고, 2014년 빅리그 데뷔 시절 달았던 72번을 11년 만에 사용하게 됐다. 그는 "내 결단으로 팀이 강해지고, 사사키가 편해진다면 괜찮다"며 "사사키가 은퇴하기 전 마지막 등번호 11번이 내가 되고 싶다"며 대인배적인 마음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 넘는 세월을 뛰었던 로하스가 등번호를 내줄 정도로 사사키에 대한 기대는 엄청나다. 평균 시속 159㎞, 최고 165㎞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을 자랑하는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를 대표할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2019년 NPB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통산 64경기에서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2022년에는 4월 10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에서는 9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 그해 29⅓이닝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의 성적을 올린 후 이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선발됐다.
사사키는 지난 1월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등번호를 양보해준 로하스에게 "감사드린다. 다만 어떤 선물을 줄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입단 후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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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로키가 LA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