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이가 돌아오면 좋을 줄 알았는데" 선발로도 못 뛰는 21억 FA, 내년은 다를까

IBK기업은행 이소영(가운데).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IBK기업은행 아웃사이드히터 이소영(31)의 반등은 언제쯤일까.

IBK기업은행은 지난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시즌 5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 점수 0-3(15-25, 21-25, 24-26)으로 셧아웃 완패했다.


여전히 주전 세터 천신통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모습. 이로써 4위 IBK기업은행은 승점 37(12승 14패)로 제자리걸음 하며 3위 정관장(18승 8패·승점 50)과 13점 차로 봄 배구와 더욱 멀어졌다.

이날 경기는 주전 리베로 김채원이 선발 복귀하는 날이었다. 자연스레 임시 리베로를 봤던 이소영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복귀하는 날이기도 했다. 경기 전 IBK 기업은행의 김호철 감독은 "이소영은 김채원이 돌아와서 자기 자리로 간다. 원래도 (김)채원이가 돌아올 때까지만 본인에게 리베로로 뛰어달라고 했다. 오늘은 선발로 못 나온다. (황)민경이, (이)소영이, (육)서영이가 돌아가면서 경기에 나올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소영의 복귀로 공격이 활성화하길 기대했겠으나, 기대와 정반대였다. 이소영은 본 포지션으로 돌아왔음에도 공격 성공률 16.67%로 3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다른 아웃사이드히터들도 마찬가지여서 황민경(35)은 공격 지표에서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범실 1개만 기록했다. 그나마 가장 어리고 연봉이 적은 육서영(24)만이 공격 성공률 23.08%, 4득점으로 가장 좋았다.


아무리 주전 세터가 없어졌다 해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이날 선발 세터로 나선 김하경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기회를 받던 세터였고, 선수들에게도 합을 맞출 기회는 얼마든지 많았다. 하지만 천신통이 빠지자마자, 시즌 초반 잘 나가던 IBK기업은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IBK기업은행 빅토리아(왼쪽)와 이소영.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이소영을 비롯한 국내 공격수들이 길어지면서 시즌 초반 득점 1위에 펄펄 날던 빅토리아에게도 과부하가 느껴지고 있다. 이날 빅토리아는 공격 점유율 46.3%를 가져가면서도 공격 성공률 44%, 27득점으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점차 힘이 달린 듯 빅토리아에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경기 후 김호철 감독은 "전체적으로 GS칼텍스가 잘했다. 안혜진이 들어오면서 경기 속도가 빨라졌는데 우리 선수들이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아웃사이드히터 3명이 돌아가면서도 10점도 안 나온 것 같다(실제로 7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빅토리아 한 명으로는 힘들다. 혼자서는 힘들었을 것이다. 또 빅토리아가 실바처럼 능구렁이처럼 때리는 선수도 아니어서 더욱 그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팀 내 최고 연봉자 이소영의 계속된 부진은 못내 아쉽다. 이소영은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고 3년 총액 7억 원의 조건으로 IBK 기업은행으로 왔다. 하지만 KOVO컵부터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결장했고 현재까지 25경기 69세트에 나와 공격 종합 26.44%, 31득점에 그치고 있다. 두 자릿수 득점을 한 것이 지난 4라운드 정관장전뿐이다.

경기 전 김호철 감독은 "세터가 가장 중요한 자리인데 천신통이 빠지다 보니 불안하게 가는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시즌 초반 날 나가다가 3~4라운드 들어가며 천신통이 아팠다. 또 (이)소영이가 돌아오면 팀에 좋을 줄 알았는데 그 부분이 충족 안 됐다"고 아쉬워한 바 있다.

점점 봄 배구와 멀어지고 있지만, 아직 이소영과 계약이 두 시즌 더 남아있다는 점에서 남은 시즌이라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봄 배구가 힘들어진다고 시즌을 포기하기엔 이날도 홈팀 GS칼텍스 팬들에 못지않은 응원을 보낸 IBK기업은행 팬들의 열정이 눈에 밟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