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린샤오쥔, '고의 밀어주기 의혹'... '귀화→눈물의 金' 따고도 논란 중심에 섰다 [하얼빈 AG]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0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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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열린 추월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박지원(왼쪽부터)과 2위로 달리는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밀어주고 있는 쑨룽./사진=스포티비 나우 중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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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샤오쥔이 남자 500m에서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00m 혼성 계주에선 홀로 넘어졌고 남자 1500m에선 박지원(29·서울시청)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500m에서 감격의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번엔 밀어주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린샤오쥔(29·한국명 임효준)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끝없는 이슈의 중심에 서고 있다.

린샤오쥔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150을 기록, 41초398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한국의 에이스 박지원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귀화 후 처음 나선 종합국제대회에서 따낸 첫 금메달 쾌거다. 금메달을 확정한 린샤오쥔은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임효준은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엔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그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며 재판에 넘겨졌고 그 과정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올림픽 출전 등 커리어를 이어가는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중국 귀화를 택했다. 재판 결과는 무죄였기에 더욱 안타까운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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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린샤오쥔(맨 왼쪽)이 8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선두로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럼에도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출전의 꿈은 무산됐다.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에 따라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이후 ISU 주최 대회에선 오성홍기를 달고 한국 선수들과 수없이 경쟁했다. 지난해 로테르담 세계선수권에선 3관왕에 오르기도 했고 이번엔 종합스포츠대회에 처음으로 중국 대표팀으로 출전했다.

혼성 2000m 계주에선 1위를 달리다가 결승선을 2바퀴 남기고 고르지 못한 빙질에 발목이 잡혀 넘어졌다. 결국 한국에 우승을 내줬고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박지원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500m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따냈다. 두 차례 재출발 끝에 시작한 레이스에서 쑨룽 뒤에서 레이스를 펼치던 린샤오쥔은 초반 뒤에서 레이스를 펼치던 린샤오쥔은 2바퀴를 남기고 박지원이 선두로 올라서자 곧바로 아웃코스로 추월에 성공했고 결국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후 논란이 불거졌다. 박지원에게 1위를 내주는 과정에서 3위를 달리던 쑨룽이 마치 계주처럼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밀어주는 장면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탄력을 받은 것인지 린샤오쥔은 곧바로 추월에 성공해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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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쑨룽(오른쪽)이 8일 린샤오쥔의 남자 500m 금메달이 확정되자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레이스 도중 선수들끼리 맞닿는 상황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약간의 터치는 이뤄질 수 있다. 그것이 과해질 경우 페널티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이처럼 레이스를 도와주기 위해 밀어주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3위에 있던 쑨룽은 단순한 터치에 그치지 않고 손목까지 써가며 린샤오쥔을 밀어줬다. 충분히 동메달에 도전해볼 수 있었으나 너무 강하게 밀어준 탓인지 이 과정에서 본인도 중심을 잃어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쑨룽은 린샤오쥔의 우승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포효해 더욱 고의 밀어주기에 대한 의심을 키웠다.

ISU는 규정 295조 2항에서 쇼트트랙 선수들이 경기 중 동료로부터 도움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해당 행위에 대해선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도 명시돼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한 빙상계 관계자는 "이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이 행위에 대해선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시상식까지 모두 진행됐고 린샤오쥔이 금메달, 박지원은 은메달, 장성우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고의 여부와는 별개로 현실적으로 결과가 번복되긴 쉽지 않다. 경기 종료 후 15분 내에 어필을 해야 하는데 이미 상황은 모두 지나갔고 시상식까지 진행됐기 때문.

논란은 계속 될 전망이다. 중국은 국제대회에서 유독 '나쁜손'을 쓰며 쇼트트랙계의 반칙왕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데 이번엔 상대 선수가 아닌 자국 선수에게 '나쁜손'을 써가며 승부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한국 선수들이 남은 일정에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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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시상대에 오른 박지원(왼쪽부터)과 린샤오쥔, 장성우.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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