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가지 마"..故 송대관, 아내 통곡 속 영면 [스타현장][종합]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김나라 기자 / 입력 : 2025.02.0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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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트로트 가수' 故송대관의 발인제가 엄수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영정사진과 유해가 운구되고 있다. /2025.02.09 /사진=이동훈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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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태진아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국민 트로트 가수' 故송대관의 발인제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5.02.09 /사진=이동훈 photoguy@
"여보 돌아와, 가지 마"

'국민 트로트 가수' 고(故) 송대관이 오늘(9일) 영면에 들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선 영결식과 발인식이 엄수됐다. 고인은 7일 오전 향년 79세 일기로 별세했다. 사망 전날(6일) 컨디션 난조를 호소해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치료 도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유족에 따르면 얼마 전에도 칸디다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가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한 바 있다.

송대관은 지난 1967년 '인정 많은 아저씨'로 데뷔했다. 이후 '해뜰날' '차표 한 장' '유행가' '네박자' 등 국민적인 히트곡을 대거 배출, '트로트계 대부'로 거듭났다. 이에 고인은 고 현철, 설운도, 태진아와 함께 '트로트 4대 천왕'으로서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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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국민 트로트 가수' 故송대관의 발인제에서 동료가수들이 조가 '해뜰날'을 부르고 있다. /2025.02.09 /사진=이동훈 photoguy@
이날 오전 9시 30분에 거행된 영결식장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가수 태진아, 이자연, 배일호, 설운도, 강진, 박상철, 김수찬, 김나운, 단비, 진혜진, 양지원, 문희옥, 강혜연, 진혜진, DJ DOC 김창열, 장군, 배우 한지일, 김성환, 이숙 등 수많은 연예계 동료 및 후배가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영결식 사회는 대한가수협회 복지위원장인 가수 염정훈이 진행했다. 대한가수협회장인 이자연이 조사를 맡고 추도사는 태진아와 강진이 낭독했다.

이자연은 "선배님의 비보를 듣고 숨이 멎는 것처럼 아무 말 할 수 없고 눈물로 답할 수밖에 없었다. 황망하게 떠나가신 우리 선배님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따뜻한 미소, 구수한 사투리, 친근감, 친척 오빠, 옆집 아저씨, 항상 그런 분이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옥같은 선배님들의 노래들을 우리는 절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특히 쨍하고 '해뜰날', 우리 국민이 너무 가난한 시절에 꿈과 희망을 준 원동력이 되었다. 저 역시도 '해뜰날'되도록 꿈을 키워왔다"라고 말했다.

이내 이자연은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라며 "오빠, 선배님, 안녕히 가십시오. 사랑합니다"라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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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태진아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국민 트로트 가수' 故송대관의 발인제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5.02.09 /사진=이동훈 photoguy@
고인의 '영원한 라이벌', 태진아는 애써 덤덤하게 추도사를 읊었다. 그는 "무슨 말을 할까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저는 형님이 부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형님은 항상 저한테 멘토였다. '형 가는 길만 따라오면 너는 다 잘 되는 것이여, 알았지, 동생?' 하셨다. 그래서 진짜 따라갔다"라고 떠올렸다.

태진아는 "저도 삼일 동안 밥을 안 먹었다. 술로 배를 채웠다. 형이 하늘나라로 가시면 방송하는 재미도 없을 거 같다. 형님하고 나하고는 방송할 때 즐겼다. 재미있게. 그러면서 돈도 벌고 말이다"라며 가슴 아파했다.

특히 태진아는 "여러분 아시다시피 제 집사람은 치매가 걸려서 힘들어하고 있다. 아내에게 (송)대관 형이 돌아가셨다고 하니까 '아이고 어떡해, 왜?' 그러는데 제가 끌어안고 울었다. 얼마나 이 형이 우리와 가까웠으면 기억을 못 하는 우리 옥경(아내 이옥형 씨 애칭)이가 대관 형을 기억해 주는가 싶더라. 오늘 아침에도 씻고 옷 입고 나오는데 '어디 가?' 하더라. '대관이 형 발인하는 날이잖아' 하니까 '잘 갔다 와' 했다. 또 놀랐다. 기억을 완벽하게 하는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잘 지내시고, 제가 갈 수 있는 좋은 자리도 하나 만들어달라. 언젠가 제가 형님 곁으로 갈 테니까"라며 "대관이 형, 잘가. 아 영원한 나의 라이벌이여"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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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수찬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국민 트로트 가수' 故송대관의 발인제에서 고인의 성대모사를 하고 있다. /2025.02.09 /사진=이동훈 photoguy@
엄숙한 분위기 속 태진아는 후배 김수찬에게 송대관 모창을 요청하기도. 깊은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그의 노력이 먹먹함을 더했다. 태진아는 "김수찬이 (송)대관 형 흉내를 많이 했다. 어떤 날은 형이랑 식당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김)수찬이가 흉내를 내는 장면이 나왔었다. 그때 형이 깔깔깔 웃으시며 '애가 참 괜찮지? 저 놈은 크게 될 거다. 내 흉내를 겁나 하니까' 하셨었다"라고 추억에 잠겼다.

이에 김수찬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태진아는 "빈소에 딱 도착하니까 형수(송대관 부인 이정심 씨)가 계속 우시길래 웃겨주려고 수찬이에게 '흉내 한 번 해줘' 했었는데, 오늘 여기서 간단하게라도 불러줬으면 좋겠다. 수찬아 이리 와, 형님이 널 그렇게 좋아했다"라며 불러냈다.

김수찬은 눈물을 머금은 채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많이 울어서 얼굴이 많이 부었다"라며 마스크를 벗고, 즉석에서 '해뜰날'을 열창했다. 김수찬은 모창에 이어 "이런 개인기는 태진아는 꿈도 못 꿀일이지"라는 성대모사를 하기도 했다.

또한 영결식에 참석한 모든 가수가 한데 모여 '해뜰날'을 합창하며 고인의 죽음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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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트로트 가수' 故송대관의 발인제가 엄수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동료가수 태진아, 설운도 등이유해를 운구되고 있다. /2025.02.09 /사진=이동훈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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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트로트 가수' 故송대관의 발인제가 엄수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영정사진과 유해가 운구되고 있다. /2025.02.09 /사진=이동훈 photoguy@
송대관 부인 이정심 씨는 영결식에 들어설 때부터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으로 부축을 받으며 발걸음을 뗐고, 힘겹게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영결식 후 오전 10시 40분께 엄수된 발인식에서 고인의 운구는 태진아, 설운도, 강진, 박상철, 김창열, 김수찬, 양지원 등이 맡았다.

결국 이정심 씨는 관을 붙잡고 "여보 돌아와, 가지 마. 날 두고 어딜 가. 나는 어떻게 살라고, 나 데려가라. 여보 사랑해, 가지 마"라며 통곡했다.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을 거쳐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추모관에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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