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10년 일해야 오타니 돈 다 갚는다" 전 통역사의 몰락, 돈도 잃고 미국서도 쫓겨난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2.1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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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재산을 빼돌려 사용한 혐의로 법의 철퇴를 맞은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1). 그가 노역으로 오타니에게 돈을 갚으려면 영겁의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매체 주니치 스포츠는 9일 "미즈하라가 오타니에게 줘야 할 배상금을 노역으로 해결하려면 781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전했다.


ESPN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연방지방법원으로부터 은행·세금 사기 혐의를 인정받아 4년 9개월의 금고형과 3년 보호 관찰 처분을 받았다. 또한 오타니에게 1700만 달러(약 246억원), 국세청에는 110만 달러(약 16억원)를 배상하라는 명령을 함께 받았다. 검찰의 구형대로 나왔다.

이날 일본 요미우리TV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미즈하라에 대해 다루는 시간을 가졌다. 전 코단샤 편집장인 후지타니 히데시는 "미즈하라는 금고형을 받았기 때문에 노역의 의무는 없다"면서도 "만약 26억 엔(1700만 달러)을 시급 25센트(약 38엔)로 계산해 24시간 쉬지 않고 일해도 다 갚으려면 7810년이 걸린다"고 했다. 25센트는 미국 대부분 지역의 최저임금이다.

함께 출연한 변호사는 "4년 9개월 동안 형을 살고 나온 뒤, 시민권은 없는 미즈하라는 일본으로 추방될 것이다. 오타니는 마음만 먹으면 평생 미즈하라에게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다. 재산이 생긴다면 계속 추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LA 에인절스 시절부터 오타니의 통역사로 활동한 미즈하라는 오타니와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며 주목받았다. 2021년 오타니가 아메리칸리그 MVP를 받았던 시즌, 미즈하라도 구단 선정 최우수 통역상을 타면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2021년 LA 에인절스 구단이 자체적으로 미즈하라 잇페이의 공로를 치켜세웠다. /사진=LA 에인절스 구단 공식 SNS
지난 2021년 LA 에인절스 구단이 자체적으로 미즈하라 잇페이의 공로를 치켜세웠다. /사진=LA 에인절스 구단 공식 SNS
그러나 오타니가 LA 다저스로 이적한 후 지난해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메이저리그(MLB) 서울 시리즈 기간 미즈하라는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는 그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빼돌려 불법 도박을 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ESPN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은 "미즈하라는 최근 불법 도박에 손을 댔는데, 이로 인한 빚이 늘어나면서 오타니의 돈에도 손을 댔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미국 연방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매튜 보이어라는 인물의 계좌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보이어의 계좌에는 오타니의 이름으로 450만 달러(약 65억 원)에 달하는 돈이 송금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오타니에 대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을 입수하고 파악에 나선 게 시작이었다.

당초 미즈하라는 결백을 주장했으나, 지난해 4월 미국 연방검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도박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어 오타니의 계좌에 손을 댄 금액도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많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최초 보도에 따르면 450만 달러였으나, 검찰에 따르면 1700만 달러(약 243억원) 이상을 빼돌렸다고 한다. 또한 스포츠카드나 치과 치료비 등도 오타니에게 받아내는 일도 저질렀다.

미즈하라는 지난해 1월까지 총 4070만 달러(약 557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베팅을 통해 약 1억 4200만 달러(약 1940억원)의 금액을 땄으며, 1억 8300만 달러(약 2500억원)의 금액을 잃었다. 건당 베팅 금액이 1만 2800달러(약 1700만원)에 달했다고 한다. 또 베팅 횟수는 1만 9000회에 달한다고 한다. 하루 평균 25회로, 수시로 틈이 날 때마다 불법 도박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재판 과정에서 미즈하라 측은 감형을 주장했다. 24시간 동안 오타니를 위해 일을 하면서도 돈을 적게 받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타니는 미즈하라와 그의 아내에게까지 고급 외제차(포르쉐)를 선물했다. 또 미즈하라는 아내와 함께 왕복으로 비행기 일등석(퍼스트 클래스)을 타고 다녔다. 심지어 거주하고 있는 집의 임대료까지 지원받았다"면서 "오타니의 계좌로부터 최초로 4만 달러(약 5800만원)를 훔쳤을 때, 통장 계좌에는 3만 4000달러(약 5000만원) 이상의 금액이 있었다. 미즈하라가 생활이 곤궁하다고 주장하는 건 맞지 않아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해 3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지난해 3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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