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데 집중견제→"머릿속 새하얘졌다" 고백, 극복하고 태극마크 달았다! 신인왕 레이스도 '순항'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2.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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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송윤하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KB스타즈 송윤하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빅맨 유망주' 송윤하(19·청주 KB스타즈)가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송윤하는 지난 6일 대한민국농구협회가 발표한 2025 국제농구연맹(FIBA) 3x3 아시아컵 여자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오는 3월 26일부터 3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이번 3x3 아시아컵에서 전병준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송윤하를 비롯해 이다연(사천시청), 허유정(신한은행), 이예나(삼성생명)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26일 소집 후 담금질에 들어간다.

발표 후 스타뉴스와 만난 송윤하는 "진짜 깜짝 놀랐다. 너무 갑자기 뽑혀서 '엥?' 이랬다"며 미소를 지었다. 청소년대표 경험은 있지만, 비록 3x3이라도 성인 대표팀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청소년대표팀 때와는 느낌이 다르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3x3 농구 경험이 없는 건 아니다. 송윤하는 "중학생 때 코로나19 때문에 대회를 못 나갈 때 아마추어 (3x3)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거기서 우승을 했던 좋은 기억은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같은 팀으로 나간 선수 중에는 이번 대표팀에 함께 발탁된 허유정도 있었다고 한다.


2025 FIBA 3x3 아시아컵 대표팀에 선발된 송윤하.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2025 FIBA 3x3 아시아컵 대표팀에 선발된 송윤하.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KB스타즈에는 지난해 3x3 트리플잼에 출전한 양지수, 이혜주, 노혜경, 성수연 등이 있다. 여기에 일본 3x3 국가대표 출신인 나가타 모에도 버티고 있다. 송윤하는 "모에 언니가 국가대표였다길래 '언니한테 배우면 되겠다' 싶었다"고 했다.

송윤하가 본 3x3 농구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는 "쉬지 않고 하는 게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 속도가 빠르고, 확 바뀐다. 힘들다고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가대표 생활에 대해 "기대가 된다"고 했다.

숙명여고 출신으로 이민지(우리은행), 유하은(삼성생명)과 함께 지난해 2관왕을 이끌었던 송윤하는 2024~2025 WKBL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B스타즈 지명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의 활약으로 지난해 스타뉴스가 주최한 '2024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농구 부문 초대 스타상 수상자가 됐다.

초반 프로 적응 기간을 거쳤던 송윤하는 3라운드 때부터 본격적으로 기용되기 시작해 9일 기준 18경기에 출전, 평균 21분 30초를 소화하며 7.2득점 5.1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인성이나 태도도 고등학생답지 않게 여유가 있다. 피드백을 잘 받아들이고 영리하다"고 말했다.

송윤하가 승리 후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맞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송윤하가 승리 후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맞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어느덧 마지막 6라운드에 접어든 가운데, 송윤하는 "힘들다. 처음 느껴본 힘듦이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고등학교 때는 맨날 게임을 해도 이 정도는 안 힘들었는데, 지금은 며칠 텀이 있어도 힘들다"고 말하면서 "몸싸움도 그렇고, 왔다갔다 하는 속도도 정말 빠르다. 고등학교 때는 느껴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경기 일정도 만만찮고,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풀시즌을 치르면서 송윤하가 얻은 해답은 결국 '휴식'이었다. 그는 "쉴 때 잘 쉬고, 먹을 때 잘 먹는다. 시즌 초반에는 쉬는 날에도 운동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쉬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쉰다"고 설명했다.

궤도에 오른 후 순조롭게 시즌을 보내던 송윤하도 주춤했던 때가 있었다. 지난 1월 8일 열린 우리은행과 원정경기에서 21분 13초를 뛰었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그는 "그런 집중견제는 처음이어서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막힐 때 다른 걸 하면 되는데 그것도 생각이 안 나서 '멘붕'(멘탈 붕괴)이 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공을 잡고 안으로 들어가는 게 무서웠다"고도 했다.

한동안 조용하던 송윤하는 1월 29일 신한은행전에서 개인 최다인 21득점을 올리며 폭발했다. 특히 3점포를 3방이나 넣으면서 새로운 무기도 찾았다. 그는 "상대가 새깅 수비를 해서 감독님과 코치님이 '밖에서 찬스가 나면 그냥 던져라'고 했는데, 초반 슛이 몇 개 들어가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송윤하. /사진=WKBL 제공
송윤하. /사진=WKBL 제공
올해 WKBL은 드래프트 1라운더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보기 좋다"고 말한 송윤하는 특히 고교 동기 이민지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고, 잘 버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 한 번씩 견제를 겪어보는 것 같다. 그런데 이건 겪은 것도 아닌 듯하다"고도 했다.

프로에서 받는 팬들의 응원은 송윤하를 더욱 힘나게 한다. 그는 "팬분들이 잘하고 있다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신기하다. 이름을 불러줄 때 아직 적응이 안되기도 하는데, 많이 응원해주셔서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밝혔다. 힘든 시기 편지를 받은 그는 "길게 써주시고 좋은 말도 많아서 감동했다"고 전했다.

이제 송윤하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나게 됐다. 공교롭게도 졸업식이 열리는 2월 10일 KB스타즈가 부산 원정을 오면서 송윤하는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이민지와 유하은이 9일 맞대결 후 가게 됐다는 걸 언급하며 "친구들이 다 가니까 그게 더 아쉽다"고도 했다. 그래도 경기에 뛰기에 졸업식도 갈 수 없다고 생각하며 "감사한 일이다"고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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