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의 롯데 복귀→1군 단 35G 출전, 김민성 2군 캠프서 백의종군 "내가 필요할 때 올 거라 생각" [김해 현장]

김해=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2.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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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민성.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1군에서 필요한 순간이 올 거라 생각하고 지금 하고 있는 거니까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14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첫 시즌을 아쉽게 마친 김민성(37·롯데 자이언츠). 복귀 후 2년 차 시즌에 다시 한번 '백의종군'의 자세로 나선다.


김민성은 지난해 1월 FA(프리에이전트)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지난 2010년 7월 황재균(현 KT) 트레이드에 엮여 롯데를 떠난 지 무려 14년 만의 일이었다.

이적 후 스프링캠프에서도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김민성은 적응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많은 기회가 오지 않았다. 개막 후 일주일 만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그는 끝내 6월 12일 키움전 이후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박승욱, 손호영 등이 주전으로 등극하면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못 잡았다. 결국 35경기에서 타율 0.200(70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 OPS 0.678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의 퓨처스 캠프가 열리는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김민성은 "아쉬운 시즌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못해서 그런 것이니 상황을 탓할 수도 없다"고 돌아봤다. 이어 "1군에서 내 능력을 못 보여줬기 때문에 못한 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래도 김민성은 좌절하지 않고 퓨처스리그에서 실력을 가다듬었다. 지난해 그는 2군 45경기에서 타율 0.352(128타수 45안타), 5홈런 25타점, OPS 0.997의 호성적을 거뒀고, 특히 9월에는 0.442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고참으로서 모범을 보이면서 남은 시즌을 잘 치렀다.

김민성은 "퓨처스리그에 있든, 1군에 있든 프로 선수라면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군 생활 오래 했다고 2군 선수들한테 자랑할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퓨처스에서 생활을 잘해야 보고 배우는 게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1군에서 생활했던 선수도 2군에 오면 거기에 맞게 잘 적응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래서 성적이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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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민성.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특히 김민성은 '특별대우' 없는 생활을 원했다. 그는 "감독님과 코치님께도 '관리 안 해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다. 여기에 맞게 움직이겠다고 했다"며 "오더에 이름 올리면 나가고, 빠지라면 빠지고 그랬다. 부탁드렸던 건 '마음대로 써달라' 하나뿐이었다"고 전했다.

후배들에게 김민성은 본보기가 되기를 원했다. 그는 "2군 생활만 계속하면 1군에 언제 갈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베테랑들과 같이 생활하면 '나도 왠지 잘될 것 같고, 희망도 보인다'는 생각으로 동기부여가 된다"며 "그래서 앞장서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민성 본인이 '상동 1기'라고 할 만큼 롯데 2군 생활에 대해 잘 알고, 자신도 첫 2년의 담금질 끝에 1군에 올라왔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김민성은 올해 퓨처스 캠프에서 출발하게 됐다. 퓨처스팀은 11일 대만으로 출국, 3월 7일까지 25일 동안 캠프 일정을 치른다. 타이강 호크스, 푸방 가디언스 등 대만프로야구 팀과 9차례 연습경기도 펼친다.

출국 전 상동야구장에서 훈련을 진행 중인 김민성은 "퓨처스 캠프에서는 디테일한 팀플레이가 강조되고 있어서 그 부분을 한 번 더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 포지션이 아니라 다 하면서 상황별로 움직여야 하는 부분이 뭔지 체크하고 있다"고도 했다. LG 시절 내야 전 포지션을 한 시즌 100이닝 이상 출전할 정도로 뛰어난 유틸리티 능력을 보여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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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수비 훈련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캠프를 같이 하면서 어린 선수들의 실력에도 놀란 모습이었다. 김민성은 "내가 내야수여서 내야수들을 보면 확실히 회복력도 좋고 열정도 있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많다"고 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달라는 말에는 "나보다 더 잘한다.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할 걸 다 한다"며 기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 시즌 고졸 신인들은 2006년생으로 김민성과는 18살 차이가 난다. 그는 "잔소리는 안 하려고 한다. 나는 좋은 마음으로 하는데 이 친구들이 싫어할 수가 있어서 좋게 해주려 한다"며 "어린 친구들이 불편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다가가지 않으려는 건 아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살아왔던 걸 인정해주면 편하다"며 "대신 내가 살아온 것도 인정해달라고 한다. 서로 잘 지내고 있다"고 얘기했다.

특히 퓨처스 캠프에서 함께 시작하는 베테랑 노진혁(36)과는 동병상련의 심정을 느끼고 있다. 김민성은 "진혁이나 나나 밝게 훈련 열심히 하고 있지만, 마음가짐은 다를 거다. 1군 캠프를 못 가고 여기에서 시작하지만, 1군 성적이 나는 걸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진혁이도 그렇고 나름대로 경쟁하면서 1군에 올라가 좋은 성적을 내려고 한다"는 목표를 전했다.

끝으로 김민성은 "1군에서 필요한 순간이 올 거라 생각하고 지금 하고 있다. 그래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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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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