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차지명 포수 "강아지 된 것 같아" 왜? 수술 후 넘치는 열정→"그만 해" 코치가 말릴 지경 [인터뷰]

김해=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2.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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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성빈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미래 안방마님' 손성빈(23)이 수술 후 순조로운 회복 속도를 보인다. 오히려 코치진에서 말릴 정도다.

손성빈은 지난해 10월 7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오른쪽 손목 인대 봉합 시술을 받았다. 2023년 상무 전역 후 통증이 이어졌는데, 지난해 9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결국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수술 당시 4개월 재활 진단을 받은 손성빈은 조용히 몸을 만들고 있다. 통깁스를 한 2~3주 동안 쉬었던 그는 반깁스로 바꾼 후 야구장에서 하체 운동에 들어갔고, 이후로는 상체 웨이트 트레이닝도 진행했다.

롯데의 퓨처스 캠프가 열리고 있는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손성빈은 "세상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침에 웜업 후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를 실시한 뒤 티배팅을 치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나선다. 투구도 받은 후 오후에는 러닝을 하고 치료를 받는다.

"쉴 틈이 없다"는 손성빈은 "너무 감사하게도 코치님들이 다 내게 시간을 내주셔서 죄송하면서도 감사하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우려했던 손목 상태는 어떨까. 손성빈은 "너무 멀쩡하다"며 "지금 빨리 따뜻한 곳에서 하고 싶다. 마음속으로는 막 빨리 나가고 싶다"고 했다. 이어 "오늘 내일만 야구할 건 아니잖나. 나중에 안 아픈 게 중요하니까 코치님들이 잘 조절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치님들이) '그만해라. 하지 마라' 이렇게 말씀하셔서 약간 강아지가 된 것 같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만큼 야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손성빈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다. 그는 "답답하다. 우리는 야구를 하는 사람인데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과 하고 싶은데 못하는 건 차이가 있다"면서 "남들이 하는 걸 보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그런 게 너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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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장안고 졸업 후 지난 2021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손성빈은 그동안 많은 기대를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주전 포수 유강남(33)의 부상 속에 데뷔 후 최다인 86경기에 출전, 타율 0.197(152타수 30안타) 6홈런 21타점 24득점, OPS 0.653의 성적을 거뒀다. 주전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정보근(26)과 함께 안방을 지켜줬다.

손성빈은 "시즌을 끝까지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는 "작년에는 시합도 많이 나오고 기회도 받았는데, 끝을 함께하지 못했다"며 "경기에 나가면 나갈수록 경험을 쌓아가는데, 그런 게 사라져버린 거니까 아주 아까웠다"고 밝혔다.

무릎 수술로 후반기 시즌 아웃됐던 유강남은 후배들을 향해 "고생했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너무 안쓰럽고 미안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손성빈은 "저희 입장에서는 안 해본 경험이었다. 누가 처음부터 잘하겠나"라며 "힘들고 어려운 걸 겪으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주전으로 나가면 책임감이 생긴다. 승부욕이 많아서 그런지 지고 나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고 고백했다.

많은 경기 출전은 확실한 자산이 됐다. 손성빈은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상황도 보이기 시작했고, 볼 배합이나 경기 운영, 흐름 등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며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그런 걸 발판으로 올해는 조금 더 투수들이 실점을 안 할 수 있고, 한 게임이라도 더 이기도록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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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진욱(왼쪽)과 손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의 황금세대라고 할 수 있는 2021 신인드래프트 지명자 중 1루수 나승엽(23)과 투수 김진욱(23)은 지난해 주전으로 등극했다. 손성빈도 "입단 동기나 친구들이 많은 관중 앞에서 환호받고 같이 뛰니까 너무 기분이 좋다"며 "진욱이가 던지고 내가 홈런 친 경기도 있었는데 그때도 기분이 되게 좋았다. 친구란 걸 무시할 수 없다"고 웃었다.

다만 손성빈은 비시즌 이별도 겪었다. 친한 후배 김민석(21)이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그는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 사직에서 운동하는데 일본에 간 이민석한테 전화가 와서 '형, 김민석 트레이드 됐어요' 하더라. 그래서 '그런 장난을 치냐' 했는데 5분 뒤에 기사가 떴다. 너무 충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원래 장난기 많던 (김)민석이가 진지하게 '그렇게 됐다.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다'면서 다시 안 볼 사람처럼 말했다"고도 했다.

이제 손성빈은 2025시즌 시작을 앞두고 있다.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그는 "풀타임으로 아프지 않고 꾸준히 1군에서 할 것이다. 주전이 아니라 아직 수치를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고, 우선은 1군에서 안 빠지는 게 목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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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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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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