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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후가 지난달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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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
미국 매체 야후 스포츠는 9일(현지 시각) '부상에서 복귀해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20명(20 players whose return from injury could alter their team's season)'을 선정해 공개했다.
그리고 이정후가 20명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매체는 이정후에 대해 "샌프란시스코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를 잡으려면 이정후가 X-팩터(X-Factor·변수) 중 하나"라고 짚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오프시즌에 KBO 리그 출신 스타 외야수에게 거액을 투자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빼어난(elite)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다. 수비 역시 꽤 좋아 보였다. 다만 출루나 장타 쪽에서는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야후 스포츠는 "샌프란시스코는 살아있는 레전드인 버스터 포지가 이제 구단 사장을 맡으며 경쟁에 관한 압박감이 더욱 커졌다. 이정후는 큰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만큼 매 경기 반드시 리그 평균 이상의 중견수로 활약해야 한다. 부담감은 없다"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시즌 80승 82패(승률 0.494)를 마크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그쳤다. 같은 지구의 선두인 LA 다저스와 승차는 무려 18경기나 됐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파르한 자이디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을 경질했다. 자이디는 이정후의 영입을 주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를 대신해 샌프란시스코 프랜차이즈 출신 슈퍼스타 버스터 포지를 새로운 사장으로 선임했다.
아울러 이정후와 함께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도 매체가 선정한 '부상에서 복귀해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20명' 중 한 명이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지난 시즌 타자에 전념했다. 올 시즌에는 투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밖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등이 함께 거론됐다.
이정후는 지난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1억 1300만 달러(한화 약 1666억 5000만원)에 계약한 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며 많은 이목을 끌었다. 시범경기부터 꾸준하게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출전하며 주전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런 이정후에게 불운이 찾아온 건 바로 지난해 5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였다. 당시 이정후는 1회초 수비를 펼치다가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2사 만루 위기에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우중간 담장을 향해 뻗어나가는 타구를 낚아채려 몸을 담장 쪽으로 던졌으나, 펜스와 크게 충돌한 뒤 그 자리에 어깨를 움켜쥐며 쓰러졌다.
이정후는 왼쪽 어깨 부위를 부여잡은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트레이너와 통역, 팀 동료 외야수들을 비롯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까지 이정후에게 다가와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이정후는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결국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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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김우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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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
이정후는 지난달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재 컨디션을 계속해서 끌어 올리고 있다. 이정후는 출국 현장에서 "지난해 짧은 시간에도 보여준 게 있기 때문에 그대로 평가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좋다면 좋고, 나쁘다면 나쁜 게 있었을 것이다. 일단 그대로 갈 생각이다. 쉬면서 치는 걸 정말 많이 봤다. 타격에 있어서 뭐가 문제였는지 잘 파악했다. 겨울에 계속 훈련하고 있다. 우선 훈련을 열심히 해서 경기에 빨리 뛰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 이정후는 "첫해 다 못 보여준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인해 두 번째 시즌에 의욕이 있을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의욕을 잘 컨트롤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다쳤을 때 이전에 파울 타구에 맞아 몇 경기를 못 나간 상태였다. 이어 처음 다시 나서는 날에 의욕이 생기는 게 느껴졌다. 그러다 다쳤기에 잘 컨트롤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야후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들도 이정후를 주목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인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 역시 이정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이정후는 오랜 기간 (부상으로) 휴식을 취했다. 바람의 손자답게 그의 속도를 많이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계속해서 건강해야 한다"고 짚었다.
MLB.com은 무언가를 증명해야 할 지난해 FA 이적생 10명 중 1명으로 이정후의 이름을 거론한 뒤 "샌프란시스코가 윌리 아다메스(30·내야수)를 영입한 게 그들의 라인업 구성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렇지만 샌프란시스코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흔들어 놓으려면 지난해 거물급 FA로 영입한 이정후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외야 수비를 탄탄하게 할 것이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면서 "아프지만 않다면 도루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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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후(왼쪽)가 지난달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아버지 이종범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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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후가 지난달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