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LG 팬' 야구선수 되기 위해 엄마도 울린 1R 신인 "시험 올 100 맞고 학원 다 끊었죠"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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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영우. /사진=김진경 대기자
부모님의 강한 반대를 꺾은 당돌한 초등학생이 어느덧 성장해 내로라하는 프로 선수가 됐다. 그 주인공은 LG 트윈스 신인 김영우(20)다.

김영우는 서대문리틀-신월중-서울고 졸업 후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번으로 LG에 입단한 우완 투수다. 키 187㎝ 체중 88㎏의 건장한 체격 조건에서 내리꽂는 최고 시속 156㎞ 직구가 매력적으로 평가받는다. 입단 당시 LG는 "김영우는 투구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간결한 팔 스윙으로 빠른 공과 낙폭이 큰 커브가 강점인 선수"라면서 "투구시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 속구 각이 좋다. 또 공의 움직임이 좋다"며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 중인 2025 LG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김영우는 구단을 통해 지명 순간을 다시 돌아봤다. 그는 "9번까지 안 불려서 많이 긴장했는데 드래프트 전날 부모님이 '지명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가서 즐기고 오자'라고 말씀해주셨다. 할아버지, 아빠, 모두 LG 팬이셔서 가족들 모두 내가 LG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지명돼서 너무 좋았다. 주위에 LG 팬들이 많아서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떠올렸다.

모교인 서울고처럼 줄무늬 유니폼인 것도 또 다른 기쁨이었다. 김영우는 "서울고도 (LG처럼) 줄무늬 유니폼인데 다시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되고, (LG 같은) 명문 구단에 입단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며 "드래프트 당일 (정)우영이 형이 카톡으로 연락을 주셨다. 우영이 형은 고등학교 때 장비도 주시고, 겨울에 서울고에서 운동도 같이해서 알고 지냈다. 연락도 직접 주시고 해서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정)우영이 형이 스프링캠프에서 바로 옆방이다.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시고 먹을 것도 많이 사주시면서 캠프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신다. 또 (문)정빈이 형도 서울고 1학년 때 3학년 주장을 한 선배라 잘 챙겨 주신다. 덕분에 캠프 생활에 자연스럽게 잘 녹아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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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지명을 받은 서울고 출신 김동현(왼쪽)과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김영우.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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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영우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흥미로웠다. 온 가족이 LG 팬이라 야구에는 일찍 재미를 붙였으나, 의외로 부모님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김영우는 "남들보다 늦은 6학년 여름부터 시작했다. 그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공부를 좀 하는 편이어서 부모님이 힘든 야구를 하는 걸 반대하셨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워낙 하고 싶은 것은 해야 하는 성격이다. 부모님을 강하게 설득했었다. 초등학교 6학년 생일날, 생일선물로 야구를 시켜달라고 했다. 부모님께서는 시험 올 100점을 받으면 시켜주겠다고 약속하셨다"며 "야구를 하고 싶어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올백을 맞았다. 약속대로 그때부터 다니던 학원 다 끊고 엄마가 울면서 시켜주셨다. 지금은 정말 좋아하신다"고 미소 지었다.

부모님의 염려대로 야구를 하면서 우여곡절이 있었다. 중학교 때 부상을 계기로 투수에 전념했고, 고등학교 3학년 때 받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은 1년을 통째로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은사와 좋은 서울고 선배들 덕분에 1년 유급에도 1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현장에서도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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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영우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지명 직후 염경엽 LG 감독도 "우리 팀에 시속 150㎞를 던지는 투수가 드물다. 시속 150㎞를 던지는 투수가 오는 것만 해도 반갑다. 빠른 볼만 던져도 좋다. 그건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는 뜻"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혹독했던 마무리 캠프 훈련도 꿋꿋이 버텨낸 끝에 현재 LG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9일 치러진 4번째 불펜 피칭에서 김영우는 직구 15구, 커브 6구, 포크 6구, 슬라이더 2구 등 총 29개의 공을 던지면서 직구 구속이 평균 시속 148.2㎞, 최고 151.1㎞까지 나왔다.

김영우는 "마무리 캠프 때는 감독님이 공 많이 던지는 것을 원하셨다. 마무리 캠프를 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공도 많이 던졌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며 내 것을 찾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런 훈련을 마무리 캠프 때부터 해서 스프링캠프에서도 몸이 좋고 컨디션도 잘 올라와 있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과 두 가지 커브를 지닌 김영우는 올 시즌 1군에 데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즉시전력감 신인으로 꼽힌다. 언젠가 시속 160㎞의 벽을 넘는 걸 꿈꾼 신인은 LG 팬다운 목표를 내놓았다.

김영우는 "올해 무조건 1군에서 던지겠다는 것은 너무 오만하다. 기회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꾸준히 하고 스프링캠프 기간에 (몸을) 잘 만들면 올 거라 생각한다. 그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잡고 싶다"면서 "미래에 LG 트윈스의 영구결번이 내 목표다.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팬들이 그 경기는 이겼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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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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