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6개+매너'까지 챙긴 韓 쇼트트랙 금의환향, "한국 더럽다" 中 비난에도 의연했다 [하얼빈 AG]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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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박지원이 10일 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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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10일 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중국의 어처구니없는 비난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석연치 않은 판정에 메달을 놓쳤음에도 담담하게 결과를 승복하는 태도로 매너까지 챙겼다.

윤재명 감독이 이끄는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은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목표했던 금메달 6개를 수확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쇼트트랙 종목에 걸린 금메달 9개 중 6개를 가져오는 동시에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도 가져오면서 2026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여자부 에이스 최민정은 혼성 계주 2000m, 여자 500m, 여자 1000m로 3관왕에 올라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남자부에서는 남자 1500m와 혼성 계주 2000m 금메달을 수확한 박지원이 남자 500m, 남자 1000m 각각 은메달, 남자 5000m 계주 실격으로 3관왕에 오르지 못했다.

그중 박지원이 뛴 남자 계주 5000m와 남자 1000m 결승이 중국 내에서 논란이 됐다. 지난 9일 열린 1000m 결선에서 쑨룽은 박지원과 몸싸움을 벌이다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면서 한국의 장성우(23)와 박지원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고, 쑨룽은 5위를 마크했다.

남자 계주 5000m에서는 박지원과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임효준) 사이의 몸싸움이 있었는데 박지원의 반칙만 선언돼 실격 처리됐다. 하지만 중국 역시 한국의 강한 견제에 카자흐스탄, 일본에 이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중국 매체 시나닷컴에 따르면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쑨룽(25)은 1000m 경기 후 중국 복수 매체와 인터뷰에서 "코너에 들어설 때 나를 밀어 쓰러뜨린 사람은 분명 그(박지원)였다. 심판은 공동 책임이라더라.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 반칙이란 게 없는 것인가"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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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박지원(가운데). /사진=뉴스1 제공


쑨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중국 매체 소후닷컴에 따르면 쑨룽은 남자 5000m 계주 결승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 취재구역)에서 한국을 겨냥하며 "더럽다, 더러워"라고 소리치며 소란을 만들었다.

이후 중국 매체를 통해 재생산되며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건만, 정작 한국 선수들은 차분했다. 뉴스1, 뉴시스에 따르면 귀국 후 취재진 앞에 선 박지원은 "심판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면서 "조건은 같다. 모든 것을 다 감안한 상황에서 얼마나 완벽한 경기를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충돌이 있었는데, 내가 원한 충돌은 한 번도 없었다. 앞으로 충돌 없이 경기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혼성 계주 2000m와 남자 1000m로 역시 2관왕에 오른 장성우(23·화성시청)도 "내가 볼 때는 (5000m 계주에서) 박지원 선배가 멋있게 추월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판 판정은 달랐다. 결과를 승복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아쉽고 속상한 마음은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오히려 쑨룽이 뻔뻔하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CCTV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남자 1000m 경기에서 쑨룽이 쓰러지기 직전 인코스로 뒤따라오던 한국 선수의 얼굴을 손으로 가격하는 모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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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최민정. /사진=뉴스1 제공


심지어 남자 500m 결선에서는 3위로 달리다가 경기 중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밀어주는 모습이 잡혔다. 속도에 탄력을 받은 린샤오쥔은 끝내 선두를 달리던 박지원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개인전에서 밀어주기는 판독에 따라 실격도 될 수 있는 사항이다.

한편,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 처음 신설된 2000m 혼성 계주 초대 챔피언에 오른 것을 비롯해 취약 종목으로 여겨졌던 500m에서도 최민정(27·성남시청)이 금메달, 박지원(29·서울시청)이 은메달을 따내는 등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

귀국 후 최민정은 "아시안게임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서 굉장히 기쁘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내년에 열리는 밀라노 올림픽을 잘 준비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지원 역시 "밀라노 올림픽에 갈 수 있을지 지금 이 순간은 잘 모른다. 만약 가게 된다면 이번 대회처럼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0m 혼성 계주와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김길리(21·성남시청)는 "큰 무대를 뛰어보니까 정신력도 강해졌다"며 "이제 제일 큰 목표는 올림픽이다. 부족했던 부분을 잘 채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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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김길리.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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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10일 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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