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캠프 제외' 노진혁 "그냥 야구를 못했다" 자책→美 '허일스쿨' 수강 후 "내가 알던 건 아무것도 아니구나" 깨달음

김해=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2.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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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노진혁.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부활을 위해 자비로 미국까지 다녀온 노진혁(36·롯데 자이언츠). 재기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과연 어떤 결실을 보게 될까.

노진혁은 2024시즌 73경기에 출전, 타율 0.219(137타수 30안타), 2홈런 13타점 13득점, 출루율 0.297 장타율 0.307, OPS 0.604의 성적을 올렸다.


2023시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주전 유격수로 시즌 개막을 맞이한 노진혁은 초반 1할대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전반기에만 세 차례 2군행을 통보받은 그는 7월 월간 타율 0.261, 8월 0.314를 기록하며 조금씩 감을 끌어 올렸다. 그러나 결국 반전 없이 그대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와 4년 50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이적한 노진혁은 2년 동안 입단 당시의 기대는 채워주지 못했다. NC 시절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면서 20홈런이 가능한 장타력이 있었고, 이에 롯데도 "팀 내야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년 동안 홈런이 단 6개에 머물렀다.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의 퓨처스 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노진혁은 스타뉴스와 만나 "아픈 건 없었다. 그냥 내가 야구를 못했던 것뿐이었다"며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프로라면 주어진 상황에서도 이겨내야 하는데, 그 부분을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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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혁.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통산 성적(4월까지 OSP 0.642, 9월부터 0.786)에서도 알 수 있듯 슬로 스타터인 노진혁은 특히 지난해 초반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첫 10게임, 40여 타석을 치른 후 주전에서 내려왔는데, 당시에는 투수와 타이밍이 안 잡혔다. 그걸 이겨도 될까 말까인데 거기서부터 졌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 도입도 영향을 끼쳤다. 노진혁은 "원래 높은 볼에 결과가 안 좋았고, 낮은 볼을 잘 치던 선수였다. 그런데 카운트를 잡을 때 높은 볼이 스트라이크로 많이 잡히면서 그 싸움에서도 졌다"고 분석했다.

여러 아쉬움을 이겨내기 위해 노진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 롯데 자이언츠 선수였던 허일(33) 코치와 만나 훈련에 나섰다. 허 코치는 최근 정식 마이너리그 코치로 계약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박민우나 김성욱 등의 선수들이 찾아갔다. 32일 동안 미국에 체류한 그는 가족이 찾아온 이틀을 제외하면 매일 같이 배팅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에 집중했다.

허일 코치와 어떤 점을 집중적으로 봤을까. 노진혁은 "원래 레그킥을 하면서 중심이동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영상을 찍어서 보니 그건 내 느낌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가 확실히 필요할 때다 싶어서 그 부분에서 수정을 많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고생했던 높은 볼 대처에도 나섰다. 노진혁은 "높은 볼에 너무 손을 안 내고 참아왔는데, 미국에서 하이 볼을 해보니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높은 공에 대처하는 걸 준비해와서 야구장에서 쳐보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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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혁.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노진혁은 미국 고등학생, 대학생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그는 "정말 운동하기 좋았다. 학생들과 같이 스윙하고 뛰니까 재밌더라. 거기서 배울 점도 있었고, 많은 걸 느끼고 왔다"면서 "그동안 야구에 대해 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주전으로 시작해 백업으로 내려간 노진혁은 이제 차가운 경쟁의 바람을 맞게 됐다. 그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지 못했고, 퓨처스 선수단과 11일 대만 타이난으로 넘어가 해외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진혁은 "처음에 (1군)캠프에 못 간다고 했을 때 좋지 않았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것 아닌가"라며 "결국 야구를 안 놓는 게 중요하다. 그만둘 때까지 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군 캠프에서 노진혁은 비슷한 상황인 1년 선배 김민성(37)과 함께 후배들과 훈련에 나서고 있다. 파이팅을 불어넣고, 까마득한 동생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때로는 장난도 치면서 경쟁을 진행 중이다. 노진혁은 "민성이 형과 서로 의지하면서 하고 있다. 둘이서 재밌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노진혁은 "시합을 많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제일 좋겠지만, 일단 팀에서 소외되지 않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 그건 내 몫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하려고 한다"며 다가올 2025시즌 목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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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혁.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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