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 코치(오른쪽)가 배지환에게 타격 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허일 SNS 갈무리 |
전 롯데 자이언츠 선수인 허일(33) 코치는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아마추어 코치를 시작으로 올 시즌에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 코치로 합류하게 됐다.
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허 코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행을 결심했던 그날부터 매일 밤 꿈꿔왔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 하지만 이 순간을 마냥 기뻐하기보다는,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 코치는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8)와 함께 한국에서 오는 선수들의 훈련을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직 메이저리그 선수인 배지환(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을 비롯해 박민우, 김성욱(NC 다이노스), 노진혁(롯데 자이언츠) 등이 거쳐갔다.
선수들은 호평을 하고 있다. 2년 연속 '허일스쿨'을 수강한 박민우는 "허일 코치가 공부도 많이 하고 능력도 좋다. 좋은 결과도 얻었고, 저만의 이론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민우는 지난해 121경기에서 타율 0.328, 8홈런 50타점 75득점, OPS 0.852의 성적으로 최근 수년간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박민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올해 자비를 들여 허일 코치와 훈련을 진행한 노진혁은 "그동안 야구에 대해 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정말 운동하기 좋았다. 학생들과 같이 스윙하고 뛰니까 재밌더라. 거기서 배울 점도 있었고, 많은 걸 느끼고 왔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주전 자리에서 밀렸던 노진혁은 여러 부분에서 수정을 했다. 그는 "원래 레그킥을 하면서 중심이동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영상을 찍어서 보니 그건 내 느낌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약했던 높은 볼 대처에 대해서도 "미국에서 하이 볼을 해보니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높은 공에 대처하는 걸 준비해와서 야구장에서 쳐보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훈련을 하게 되면 항공료와 체류비 등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지난해 말 강정호가 운영하는, 이른바 '킹캉스쿨'에 다녀온 공민규(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지난해 연봉 4100만 원에 육박하는 돈을 들여 다녀올 정도였다. 하지만 따뜻한 날씨와 새로운 이론 습득 등 많은 장점이 있어 여러 선수들이 다녀오고 있다.
성공사례도 나온다. 2023년 강정호와 훈련했던 손아섭(NC)은 전년도 타율 0.277에서 0.339로 오르며 생애 첫 타격왕을 수상했다. 최근 수년간 주춤했던 김재환(두산 베어스) 역시 지난해 0.283의 타율과 29개의 홈런을 기록해 부활을 알렸다.
선수 시절의 허일 코치. /사진=스타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