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결할게, 믿고 올려줘" 위기의 팀 구한 예비 FA, 역대 최다득점 터졌다... 'FA 잭팟'도 꿈 아니다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1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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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왼쪽)가 11일 대한항공전에서 득점 후 이시몬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누구도 예상치 못한 활약이었다. 대전 삼성화재가 힘들 때 해결사 역할을 자청했고 나섰고 올 시즌 인천 대한항공전 첫 승을 이끌었다.

김정호(28·삼성화재)는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방문경기에서 27점 맹활약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2(25-20, 28-30, 23-25, 25-10, 8-15) 승리를 견인했다.


김정호는 이날 블로킹과 서브 하나씩을 포함해 26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는 김정호의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공격 성공률은 51.06%.

경기 후 김상우 감독은 "외국인도 득점이 안 되고 누가 들어가서 제대로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서도 "공격과 리시브, 서브 등 본인이 할 수 있는 건 다해줬다.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칭찬했다.

남다른 각오로 나섰던 경기다. 외국인 선수들까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던 삼성화재였다.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는 2017~2018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해 KB손해보험을 거쳐 2022년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많은 시즌을 겪었지만 팀의 핵심 공격수 수준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날 득점이 단일 경기 커리어 최다 득점 기록이라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20득점 이상도 올 시즌 단 2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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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를 넣는 김정호. /사진=KOVO 제공
대체 어떻게 이런 활약을 펼칠 수 있었을까. 경기 후 만난 김정호의 답은 의외였다. 그는 "많이 올려달라고 했다. 득점을 하든 아웃이 되든 뭐든 내가 책임지고 할테니까 믿고 올려줘도 된다고 알아서 때려보겠다고 말하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세리머니도 유독 컸다. "그동안 답답했던 경기력 때문에 코트에서 화를 내고 짜증나고 소리지르고 했는데 그런 것보다는 세리머니를 하는 게 더 좋은 영향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바꿔서 해봤다"고 답했다.

지난 6일 OK저축은행전에서 당시 김정호는 12점을 올리며 팀 패배를 막아내지 못했다. 그는 "그날도 자신 있었는데 나한테 공을 많이 못 올리더라"며 "(블로킹에) 걸리고 포인트가 안 나면 나한테 주라고 했고 오늘은 힘들 정도로 많이 주더라"고 답하며 웃었다.

익숙하지 않은 역할일 수 있지만 김정호는 "오히려 편하다. 살림꾼 역할을 할 때가 가장 어렵다. 받기도 힘들다. (이)시몬이 형이 받쳐주지 않았으면 이렇게 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활약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더 기대감을 키워볼 수 있다.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처음 FA 때는 발목 부상도 있었고 조급하고 더 잘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오히려 그게 더 독이 됐다"며 "신경 쓰지 말고 매 경기를 잘해서 이기는 것만 신경 쓰면서 매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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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가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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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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