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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뺑소니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05.24 /사진=이동훈 |
서울중앙지방법원 (항소)제5-3 형사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호중 등의 항소심 1차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수시간 전부터 법정 앞은 김호중 팬들로 가득 찼다. 입장 가능한 인원이 제한되면서 서로에게 항의하는 등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재판은 음주 측정을 피하려 도주 후 추가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호중 측은 통상적인 술타기 수법과는 차이가 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호중 측 변호인은 "술타기를 할 생각이었다면 향후 음주 측정에 대비해 훨씬 더 독한 술을 마셨을 것이다. 경찰에도 스스로 술을 마셨다고 밝혔을 것인데 김호중은 오히려 부인했다"며 "국과수 감정에서도 음주 대사체 수치가 기준치 10분의 1 수준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가벼운 음주에 불과하다. 물론 솔직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잘못했지만 술타기 수법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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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뺑소니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05.24 /사진=이동훈 |
또한 김호중에 대한 수사기록 3500여쪽에서 술타기 수법 관련 조사는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호중 측은 "깊이 추궁한 것이 아니라 사고 관련해 가볍게 경위를 물어보는 정도였다. 수사기관에서도 (술타기를) 의심하지 않았다. 로교통법 개정안이 '김호중 방지법'으로 약칭되는 등 많은 고통을 받았다. 통상적인 술타기 수법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또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정도의 만취 상태가 아니었으며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폐쇄회로(CC)TV 영상에 비틀거리는 모습은 발목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김호중 측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광득 전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본부장 전 모 씨, 매니저 장 모 씨에 대해서도 "큰 타격을 입을 거라고 당황한 탓에 순간적으로 판단력을 잃어 우발적으로 행한 일"이라며 "모두 전과가 없고 우발적이었다는 점, 수가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을 헤아려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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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뺑소니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05.24 /사진=이동훈 |
범행 이후 소속사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 자신의 휴대전화 3대를 압수한 경찰에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범행을 숨기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호중은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고 이후 술을 더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으로 음주운전 혐의를 피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검찰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역추산 계산만으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김호중은 1심에서 "초동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고, 경찰 수사력도 상당히 낭비됐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에 불복한 그는 즉각 항소했다. 또한 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와 본부장 전 씨, 매니저 장 씨도 잇따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 대표와 전 본부장은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 6개월을, 장 매니저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김호중의 다음 재판은 오는 3월 19일 열리며, 피의자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