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의 '강백호 패싱'... 'FA 시즌' 천재타자, KBO 평정하고 미국 갈까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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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사진=김진경 대기자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38·은퇴)가 한국 선수의 미국 진출 전제 조건으로 리그에서의 지배력을 이야기했다. 그 조건을 갖춘 선수로 김도영(22·KIA 타이거즈)을 유일하게 언급된 가운데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강백호(26·KT 위즈)가 그 조건을 갖출지 관심이 쏠린다.

강정호는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히어로즈 선배 이택근(45) SBS 스포츠 야구 해설위원과 대화를 공개했다. 영상에서 이택근 해설위원은 지난해 KBO MVP를 수상한 김도영은 논외로 향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타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정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생각해 봤는 데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가는 전제 조건으로 KBO 리그에서의 지배력을 이야기했다. 강정호는 "KBO를 씹어먹고 (미국에) 가서 어떻게 적응할까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이러한 선배의 패싱은 KBO의 '또 다른 천재' 강백호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서울고를 졸업한 강백호는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T 지명돼 올해로 8년 차를 맞았다. 고교 시절 투수와 야수 모두에서 재능을 뽐내던 천재 타자의 명성에 걸맞게 KBO 통산 802경기 타율 0.307(3006타수 924안타) 121홈런 504타점 499득점 38도루, 출루율 0.388 장타율 0.494 OPS(출루율+장타율) 0.883로 훌륭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강백호가 리그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강백호의 현 시점 커리어하이는 142경기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 10도루, 출루율 0.450 장타율 0.521 OPS 0.971을 마크했던 2021년이다. 홈런 수는 2018년 29개, 지난해 26개에 비해 적지만, 공격과 주루에서 생산성 있는 활약으로 KT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때조차 30홈런 OPS 0.995의 양의지(당시 NC)나 타율 0.360의 이정후(당시 키움) 등이 있어 두드러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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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의 외야 수비 모습.



또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수비다. 김도영 역시 지난해 3루에서 30실책을 하는 등 좋지 않았지만, 아직 어린 나이에 3년 차에 불과해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그에 비해 강백호는 8년 차임에도 자신 있게 내세울 만한 포지션이 없다. KT에서도 강백호를 한 곳에 정착시키려 1루와 코너 외야, 심지어 지난해는 포수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아직 답보 상태다. KBO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야에서는 아쉬운 낙구 지점 포착과 불안한 송구가 지적되고, 1루에서는 빠른 타구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KT 코너 외야와 1루가 포화 상태여서 데뷔 8년 만에 포수 마스크를 들고 스프링캠프로 향했다.

스타뉴스가 만난 복수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 따르면 강백호에 대한 관심을 아예 꺼놓은 건 아니었다. 실제로 KBO는 지난해 10월 메이저리그로부터 강백호의 신분 조회를 요청받은 바 있다. 스카우트들 모두 강백호의 메이저리그 계약 성사를 회의적으로 보면서도 타격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불가능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주 포지션이 없고, 진출하더라도 지명타자가 유력한 만큼 메이저리그 지명타자들과 겨룰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꼭 메이저리그 진출이 아니어도 데뷔 8년 만에 FA 자격을 갖춘 만큼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과연 강백호는 올해 KBO 리그를 평정하고 미국으로 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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