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내일 죽을지도 모르잖아" 서울 캡틴 빼고, 모두가 "우리 팀이 우승 후보"... K리그1 2025시즌 '결연 출사표' (종합)

연희로=박재호 기자 / 입력 : 2025.02.1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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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린가드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1 감독과 선수들이 새 시즌을 시작하는 각오를 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5시즌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K리그1 12개 팀 중 8개팀(강원FC, 김천상무, FC서울, 수원FC, 제주SK, 대전하나시티즌, 대구FC, FC안양)의 감독과 대표 선수가 참석해 올 시즌 각오 등을 밝혔다. 강원 정경호 감독과 김동현, 김천 정정용 감독과 김민덕, 서울 김기동 감독과 린가드, 수원FC 김은중 감독과 이용, 제주 김학범 감독과 김주공, 대전 황선홍 감독과 이창근, 대구 박창현 감독과 세징야, 안양 유병훈 감독과 이창용이 참석했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서는 4개 팀(울산 HD, 포항스틸러스, 광주FC, 전북 현대)은 ACL 경기 일정으로 지난 5일 별도로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이날 선수들에게 가장 곤란할 수 있는 질문이 던져졌다. 바로 올 시즌 예상 우승팀을 꼽아달라는 것.


지난 시즌 준우승을 이뤘던 강원 김동현은 "아직 꼽기 힘들지만, 우리 팀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천의 병장 김민덕은 "다들 말한 것처럼 결과가 나오고 뒤집어 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도 작년에 가능성(3위)을 봤다. 예상 우승팀은 우리로 하겠다"고 말해 환호를 자아냈다.

서울 '캡틴' 린가드는 "우리는 당장 내일도 살아있을지 알 수 없다. 지금 우승팀을 꼽는 건 의미가 없다"고 결연한 투로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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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시 린가드, 이창용, 이용, 이창근, 김민덕, 김동현, 김주공, 세징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FC 베테랑 이용은 "팀과 선수는 목표의식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항상 강등 후보로 거론됐는데 올해는 우리도 우승 후보가 되고 싶다"고 자신했다.

제주 공격수 김주공은 "우리가 올해 제주SK로 명칭을 바꾸고 새롭게 거듭났다. 우리도 우승 후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의 왕' 세징야는 "K리그 모든 팀이 저력이 있어 우승 후보다. 대구도 충분히 우승 후보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우리를 강등 후보로 꼽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수 대부분이 자기 팀을 우승 후보로 꼽아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대전 수문장 이창근의 대답은 달랐다. 그는 "김민덕이 올 시즌에 (제대하고) 우리팀으로 올 텐데 저렇게 얘기하면 나중에 감독님 얼굴을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대답은 중복되면 안 되기 때문에 (김민덕의) 김천으로 꼽겠다"고 말했다.

K리그2에서 K리그1으로 승격한 안양 이창용은 "K리그에서 가장 돈을 많이 대주는 대전으로 꼽겠다. 좋은 선수를 많이 영입했기 때문에 우승 후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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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FC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감독들도 저마다 결연한 출사표를 던졌다. 정경호 감독은 "강원이 작년에 준우승이라는 굉장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양민혁 등 많은 주축 선수들이 이적했다. 변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변화는 있어도 변함이 없는 공격축구'로 색깔 있고 단단한 축구를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지난 시즌 군인팀으로도 당당히 3위를 차지한 정정용 감독은 "각오라기보단 작년만큼 하자는 게 목표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부임 2년 차를 맞은 김기동 감독은 "서울에 온 지 2년 차다.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작년에 초반에 힘든 부분들이 있었는데 팬들과 잘 이겨내며 마지막에 미소지었다. 올 시즌엔 작년보다 높은 순위에 있어야 한다. 마지막에는 미소가 아닌 '함박웃음'을 짓겠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시즌 예상 외로 선전하며 상위스플릿에 올랐던 김은중 감독은 "올 시즌은 힘들 것 같다. 매 경기 결승처럼 임해서 시즌이 끝날 때 웃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임 2년 차에 더 높은 비상을 꿈꾸는 김학범 감독은 "제주 SK로 명칭이 바뀌었다. 작년에 힘들었던 것을 SK라는 이름답게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천신만고 끝에 잔류한 대전 황선홍 감독은 "작년 한 해 힘들었다.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 동계 훈련 때 많은 땀을 흘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제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끝에 가선 팬들과 함박웃음을 짓도록 한발 한발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과 마찬가지로 힘들게 잔류한 대구 박창현 감독도 "지난 겨울 너무 혹독했다. 지금 뒷줄에서 인터뷰하고 있지만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강원이 '변화는 있지만 변함이 없는 축구를 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변해야 살기 때문에 확실하게 변했다. 올해 따뜻한 겨울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유병훈 감독은 안타까운 사고로 하늘나라로 간 故 김하늘 양을 추모했다. 그는 "7살 딸아이를 키우는데 마음이 아프다. 김하늘 양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도전자의 입장으로 '흔들릴지언정 휘둘리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리그1 오는 15일 포항과 대전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문을 연다. 총 12개 팀이 참가해 정규라운드는 팀당 33경기씩 총 198경기라는 대장정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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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병훈, 황선홍, 김은중, 정정용, 김기동, 김학범, 정경호, 박창현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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