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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가 13일 SNS를 통해 알렉스 브레그먼의 보스턴 이적 소식을 전했다.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3일(한국시간) "브레그먼이 보스턴과 3년 1억 2000만 달러(1736억원)에 계약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MLB닷컴은 "오프시즌 내내 레드삭스는 우타자를 원했다. 시장에 나와 있는 타자 중 브레그먼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였다"며 "이날 마침내 계약에 합의했고 구단이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2025·2026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 조항과 일부 지급 유예(디퍼)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연간 4000만 달러(578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대형 계약이지만 브레그먼은 쉽게 만족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해 올해 혹은 내년 시즌 종료 후 더 큰 계약을 노려볼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니폼을 입은 브레그먼은 9시즌 동안 휴스턴에서만 활약하며 1111경기 타율 0.272 191홈런 663타점 694득점, 출루율 0.366, 장타율 0.483, OPS(출루율+장타율) 0.849를 기록한 거포 3루수다.
이번 스토브리그 3루수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다른 구단에서 적극적인 오퍼도 있었다. MLB닷컴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6년 1억 7150만 달러(2482억원), 시카고 컵스는 4년 1억 2000만 달러(1736억원)의 대형 계약이었다. 둘 모두 옵트아웃이 포함된 조건이었다.
보스턴의 조건은 가장 짧은 기간이었지만 결코 뿌리칠 수 없는 조건이었다. 연간 수령액에서 크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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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의 3루를 지키며 거포 자원으로 활약했던 브레그먼. /AFPBBNews=뉴스1 |
포지션 변화 가능성도 있다. 브레그먼은 빅리그 데뷔 후 줄곧 3루수로 뛰었지만 현재 보스턴의 내야 상황을 고려하면 2루수 자리가 가장 구멍이 크다.
지난해 보스턴의 3루수는 대부분 라파엘 데버스가 책임졌는데 그는 138경기에서 28홈런 83타점, OPS 0.870을 기록했다.
그러나 2루수 자리에서 가장 좋은 타격을 보인 건 엔마누엘 발데즈로 타율 0.214 6홈런 OPS 0.633에 그쳤다. MLB닷컴은 "브레그먼을 건강해진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와 함께 배치하면 보스턴의 중앙 라인은 빅리그 최고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3루에서 갑자기 2루수로 변신하는 게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MLB닷컴은 "브레그먼의 운동 능력을 고려할 때 그가 2루수로 순조롭게 전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며 "그는 커리어에서 9번이나 2루수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물론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MLB닷컴은 보스턴이 1루수 트리스톤 카사스나 지명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를 트레이드할 경우 브레그먼이 3루수를 맡고 데버스가 1루수나 지명타자로 전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윈터미팅 때부터 브레그먼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브레그먼은 완벽한 선수다. 선수 생활 내내 우승 팀에 있었던 선수이고 수비도 훌륭하고 공격적으로도 그렇다"며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선수이고 MLB팀, 챔피언십 규모의 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유형의 선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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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에서 3루수로 활약했던 브레그먼. /AFPBBNews=뉴스1 |
다만 공을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고 삼진을 잘 당하지 않으며 20홈런 이상의 장타력을 갖추고 있는 평균 이상의 타자라는 점엔 이견이 없다.
건강함도 무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단축된 2020년 시즌을 제외하면 주전급으로 도약한 2017년 이후 145경기 이상을 뛰지 못한 건 단 한 번(2021년 91경기) 뿐이었다. 휴스턴에서 포스트시즌도 8차례나 경험했고 99경기에서 19홈런 OPS 0.789를 기록했다.
3년 동안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던 보스턴 입장에선 명가의 자존심을 되살릴수 있는 좋은 영입임이 틀림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