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화 허인서가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5 1차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순천북초-여수중-순천효천고를 졸업한 허인서는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1번으로 한화에 입단한 우투우타 포수다. 고3 시절 이만수 포수 상을 수상할 정도로 촉망받는 인재였고, 그해 전체 1번 픽을 갖고 있던 한화가 김서현(22), 박준영(22)에 이어 가장 먼저 뽑은 야수 유망주이기도 했다.
KBO 스카우트들이 판단한 허인서의 매력은 수비였다. 여수중 시절부터 포수 마스크를 써 효천고 시절에는 원숙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무엇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도루 저지 능력이 탁월했다.
빠른 1군 데뷔의 관건은 들쑥날쑥한 타격이었다. 담장을 넘길 만한 파워는 충분하다고 판단됐으나, 그 빈도가 낮았다. 그 탓인지 데뷔 첫해는 퓨처스 62경기 타율 0.262(214타수 56안타), 1군 8경기 타율 0.167(18타수 3안타)로 평범한 성적을 남긴 채 국군체육부대(상무)로 향했다.
이 결정이 한화와 허인서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했다. 허인서는 상무 입대 후 2023년 퓨처스리그 45경기 타율 0.393(117타수 46안타) 4홈런 27타점, 출루율 0.500 장타율 0.573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그 비결에는 박치왕 상무 감독의 세심한 조언이 자리했다. 박치왕 감독은 허인서가 충분히 좋은 공과 나쁜 공을 골라낼 수 있는 눈을 가졌다고 판단했고, 그 관찰을 통한 조언은 주효했다. 실제로 허인서는 고교 2~3학년 때 33사사구(17볼넷 14몸에 맞는 볼) 21삼진으로 볼넷-삼진 비율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 |
상무 시절 허인서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대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
2023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취재진과 만난 허인서는 "상무에 가기 전까진 공을 따라가기 바빴다. 칠 수 있는 모든 공을 다 치려 했다"며 "박치왕 감독님이 칠 공을 정하고 치라고 해주신 것이 효과를 봤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2022년)보다 타석에서 여유가 조금 생겼고, 내가 칠 수 있는 타이밍에 자신 있게 치다 보니 성적이 좋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자신감 있는 스윙과 좋은 결과는 본래 가지고 있던 파워를 일깨우고 장점을 극대화했다. 허인서는 지난해 7월 15일 제대 후 한화로 돌아와서는 8~9월 그 짧은 기간에 10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장타 재능까지 만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24시즌 최종 성적은 퓨처스리그 93경기 타율 0.271(295타수 80안타) 13홈런 59타점 출루율 0.352 장타율 0.461.
수비적인 면에서도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전체 포수 중 가장 높은 0.492로 5할에 육박하는 도루 저지율을 마크하며 퓨처스리그 최고 포수로 우뚝 섰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는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공·수에서 1군 경쟁에 뛰어들 준비가 마쳤다는 뜻이다.
한화 또한 허인서를 비롯한 어린 포수들의 육성에 진심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어난 수비로 인정받던 쓰루오카 가즈나리(48) 배터리 코치를 선임했고, 이번 스프링캠프에 이재원, 최재훈, 박상언뿐 아니라 허인서와 2025 신인 한지윤(19)까지 데려갔다.
일단 허인서의 시작은 백업의 백업, 즉 3~4번째 포수일 가능성이 높다. 최재훈(36)-이재원(37)으로 이뤄진 베테랑 포수진이 안정감 있게 안방을 지키는 동안 허인서는 박상언(28)과 경쟁하며 조금씩 1군 투수들의 공을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 |
한화 허인서가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5 1차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