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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배혜윤. /사진=WKBL 제공 |
삼성생명은 14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 썸과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63-58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4연패를 끊은 삼성생명은 시즌 전적 16승 12패(승률 0.571)를 기록,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을 남겨뒀다.
올 시즌 삼성생명은 다소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창단 후 처음으로 개막 4연패를 당했다. 그러나 곧바로 7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안정적으로 3위 자리를 지켰다.
순항하던 삼성생명은 최근 암초를 만났다. 이주연(허리)과 키아나 스미스(팔꿈치 인대 파열), 두 주전 가드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키아나의 경우 다양한 루트로 팀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는 선수여서 더욱더 치명적이었다. 공교롭게도 키아나가 다쳤던 지난달 31일 우리은행전부터 삼성생명은 4연패의 늪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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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혜윤. /사진=WKBL 제공 |
상대도 배혜윤의 플레이를 경계했다. 박정은 BNK 감독은 경기 전 삼성생명 상대로 좋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배혜윤 수비를 집중하다보니 이해란에서 터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배혜윤을 상대로 기존 박성진과 변소정에 더해 신장 187cm의 루키 김도연까지도 투입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배혜윤은 경기 초반부터 삼성생명의 득점을 주도했다. 조수아와 2대2 플레이가 잘 이뤄지면서 그는 1쿼터에만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올렸다. 배혜윤이 벤치로 들어가면 점수 차가 좁혀지면서 그는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하고 경기를 뛰었다.
BNK는 배혜윤이 볼을 잡으면 더블팀을 붙는 등 집중견제에 나섰다. 치열한 몸싸움 과정에서 '유혈사태'도 일어났다. 삼성생명이 58-56으로 앞서던, 4쿼터 3분 7초가 남은 상황. 배혜윤은 상대 수비를 뚫어내면서 파울을 얻어냈다. 그런데 자유투를 쏘려던 배혜윤을 심판이 막았다. 왼손에서 피가 났기 때문이다. 벤치에서 급하게 지혈 후 돌아온 그는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4점 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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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배혜윤이 14일 BNK전 종료 후 손에 난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경기 후 박정은 감독은 "배혜윤 수비를 신경 쓰고 나왔는데도 초반에 너무 못 잡아줬다"며 한탄했다. 하상윤 감독은 "혜윤이가 힘들었을 텐데 우리에겐 무기가 됐다.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다"며 마음을 전했다.
승리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배혜윤은 "연패 중이었고 부산에서 한 번도 못 이겼다. 부산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며 "중간에 고비도 있었지만, 일단 연패를 끊어서 좋다"고 했다.
본인의 말처럼 삼성생명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부산에서 2전 전패를 당했다. 1라운드 개막전에서는 초반 10-0 리드를 날리면서 64-69로 졌다. 4라운드에는 4쿼터 중반까지 10점 이상 앞서있다가 배혜윤 본인을 비롯한 선수들의 실책이 이어졌고, 종료 3.8초를 남겨놓고 김소니아에게 역전 레이업 득점을 허용하며 62-63으로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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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배혜윤(앞줄 오른쪽)이 상대 수비를 뚫고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하상윤 감독은 베테랑인 배혜윤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고자 했다. 그는 "끝까지 가면 혜윤이가 쉬어야 한다. 너무 뛰면 마지막에 힘들어서 이지샷도 못 넣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혜윤은 "(코트에서) 나가서 따라잡히면 더 힘들어진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출전 시간을 확인한 후 "많이 안 나갔는데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올 시즌 WKBL은 1위부터 3위의 전력 차가 그리 크지 않은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삼성생명은 2020~21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배혜윤은 "너무 우승을 하고 싶지만, 올라가도 괜찮다고 하기엔 지금 간신히 연패를 끊었다"고 말하며 "좋은 평가를 해주시니 힘을 내서 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