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해설' 신본기의 험난한 데뷔전 "너무 진이 빠져서, 모니터링도 못하고 잤다" [인터뷰]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2.15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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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 부산MBC 해설위원(오른쪽)과 김동현 캐스터가 13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대만 대표팀의 연습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어제(12일) 경기 끝나고 너무 진이 빠져서, 모니터링을 하고 잤어야 했는데 그냥 바로 잠이 들었거든요."

선수 생활 은퇴 후 마이크 앞에 앉게 된 신본기(36) 부산MBC 해설위원이 첫 '실전'에 나섰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점차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신본기는 지난 12일과 13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연습경기를 롯데 공식 유튜브 채널 '자이언츠 TV'에서 해설했다.

김동현 부산MBC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춘 신 위원은 첫날(12일) 게임에서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 나왔다. 유튜브 채팅창에도 이를 놀리듯 지적하는 댓글이 나왔다. 그래도 경기가 진행되면서 자신의 중국 이름으로 인해 생긴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등 긴장이 풀린 듯한 모습이 보였다.

한 차례 중계를 진행한 뒤 신 위원은 13일 게임에서는 한결 여유로운 목소리로 나섰다. 선수 시절이나 대만 출장 당시의 에피소드를 풀었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등의 모습도 보여줬다. 김 아나운서나 롯데 관계자들도 호평을 남겼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이번 유튜브 중계에서 1차전 평균 접속자는 5만 9000여 명, 최고는 7만 5800여 명이었다고 한다. 채팅 수는 무려 12만 9000여 회였다. 이번 비시즌 첫 연습경기이고, 해외 국가대표팀과 경기여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런 경기에서 해설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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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 해설위원(오른쪽)이 13일 롯데와 대만 대표팀의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공식 유튜브 갈무리
13일 경기 후 스타뉴스와 만난 신 위원은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경기였다. 대만 대표팀과 경기를 펼쳤고, 경기장이 아니라 스튜디오 중계를 했다"며 "저한테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준 롯데 구단과 부산MBC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첫날 경기 후 너무 진이 빠진 나머지 신 위원은 모니터링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었다고 한다. 그는 "다음날 모니터링을 해봤는데 확실히 긴장한 티가 났다"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그런 생각도 들어서 이번 시리즈 해설은 값진 경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신 위원은 "너무 긴장돼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그는 "주위에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공부를 더 해서 듣기 편한 해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래도 시즌 전 이런 경험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신 위원은 "바로 시즌에 들어왔으면 힘들었을 것 같은데, 두 경기지만 너무 좋은 경험이어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올 시즌부터 부산MBC의 라디오 야구 중계 해설위원으로 일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선수 생활 은퇴를 알린 후 두 달 만에 알려진 근황이다. 신본기는 염종석(52) 동의과학대 감독과 반반씩 롯데 자이언츠 홈 경기 해설을 맡고, 롯데가 원정경기를 떠날 때는 부산MBC 스튜디오에서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함께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중계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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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시절의 신본기. /사진=뉴스1
경남고-동아대를 졸업한 신 위원은 2012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4번으로 롯데에 입단, 2021년 KT 위즈를 거쳐 지난해까지 13년(경찰청 야구단 포함)을 뛰었다. 통산 1000경기에서 타율 0.247(2193타수 541안타) 31홈런 260타점 294득점 21도루, 출루율 0.327 장타율 0.330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한국시리즈 4차전 홈런포를 터트리며 팀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2022시즌 종료 후 KT와 1+1년 총액 3억 원의,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 계약까지 맺었던 신 위원은 지난해에도 84경기에서 타율 0.279, 3홈런, OPS 0.748로 활약했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KT에서 2025시즌 구상에서 그를 제외했고, 고심 끝에 지난해 11월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선수생활 동안 수많은 기부를 통해 '선행왕'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1월 중순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았던 신 위원은 "은퇴 후에 아버지 일(곡물가공업)을 도와드리려고 수원에 있는 집을 다 빼고 부산에 내려왔다. 야구 쪽은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며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 편파중계를 맡게 된 신 위원은 "원래 부산 사람이고, 롯데 야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알고 있다. 또 안팎에서 많은 경험을 해봤고, 좋아하던 곳이니까 열심히 해보겠다"고 얘기했다. 그는 팬들에게 "이제 방망이나 야구 글러브가 아닌 마이크를 들고 해설을 맡게 됐는데, 선수와 팬 사이 이음새 역할을 확실하게 하고 싶다. 공부를 많이 해서 듣기 편한 해설을 하고 싶으니까 많이 관심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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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가 선수 시절인 2017년 사랑의 골든글러브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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