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배트 쓴 거 아냐?" 모두가 경악한 21세 안방마님 3연타석 홈런, 지난 겨울 대체 무엇을 바꿨나 [메사 현장]

메사(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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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 김건희가 동점 솔로포를 날리고 홈인한 후 김웅빈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건희(21)가 2025시즌 첫 실전부터 3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알렸다.

김건희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 키움 스프링캠프' 청백전에서 팀의 4번 타자 및 포수로 선발 출전해 3연타석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3홈런) 1볼넷으로 백팀의 11-3 대승을 이끌었다.


청팀은 야시엘 푸이그(좌익수)-송성문(지명타자)-루벤 카디네스(우익수)-최주환(1루수)-이주형(중견수)-김동엽(지명타자)-강진성(3루수)-김재현(포수)-김태진(유격수)-서유신(2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마운드에는 하영민-박주성-원종현-김선기-이강준-김동규가 차례로 1이닝씩 책임졌다.

이에 맞선 백팀은 박수종(중견수)-이용규(좌익수)-이형종(우익수)-김건희(포수)-김웅빈(3루수)-김동헌(지명타자)-임지열(지명타자)-이원석(1루수)-오선진(유격수)-김병휘(2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마운드에는 케니 로젠버그-김윤하-주승우-김성민-김연주-손현기 순으로 1이닝씩 맡았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차세대 안방마님 김건희였다. 김건희는 백팀이 0-1로 뒤진 2회초 박주성에게 좌월 솔로포를 때려내더니 3회초에는 1사 1루에서 원종현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백미는 4회초 2사 1루였다. 김선기를 상대로 한가운데 위치한 전광판을 때리는 초대형 투런 아치를 그리자 모두가 경악했다. 투수 김성민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김건희에게 "부정 배트 쓰는 거 아냐?"라고 농담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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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건희가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 키움 스프링캠프' 청백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청백전이 끝나고 만난 김건희는 "3연타석 홈런은 프로 와서 처음이다. 고등학교 때도 없었던 것 같다"며 "연습이라고 못 치는 것보다 지금 잘 쳐서 1군에 있는 것도 더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특히 뒤에 (이)정후 형도 있어서 더욱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만족한 홈런은 김선기에게 때려낸 3번째. 3B0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두른 것이 주효했다. 홈런에도 김건희와 한동안 이야기하던 오윤 키움 1군 타격코치도 이내 수긍한 타격이었다.

김건희는 "오윤 코치께서 지적한 것이 아니라 내가 따로 가서 물어본 것이었다. 오윤 코치님은 지난 타석에서 결과가 좋았을 때 상대 배터리가 다음 타석에서 좋은 공을 안 주니까 스트라이크 존을 조금 더 좁게 보고 접근해야 내게 이득이라고 하셨었다. 잘 쳤다고 해서 나쁜 공에 방망이가 나가면 안 된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3볼에도 확신이 있었고, 내가 노리던 코스에 들어와서 휘두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겨우내 오윤 코치가 지적한 타격폼을 수정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김건희는 "내가 원래 몸이 홈플레이트 쪽으로 많이 들어갔다가 한 번에 열리는 습관이 있었다. 오윤 코치님은 그러다 보면 내가 바깥쪽 변화구에 다 속을 거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너가 원하는 코스만 노리고 투수를 정면으로 보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변화를 준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또 내 루틴을 만들어주셨는데 처음엔 적응한다고 캠프 중반에 힘도 떨어졌지만, 점점 익숙해지니까 오늘처럼 좋은 결과도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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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 김건희가 2회에 이어 3회에도 홈런을 날린 후 공의 궤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3연타석 홈런에도 들뜨기보단 타자, 투수, 포수로서 입장을 모두 생각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포수가 투수들 기를 너무 죽인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농담에 김건희는 "그래야 선배들도 더 이를 갈고 잘 던지신다. 또 청백전이나 라이브 피칭 때 내가 우리 팀 투수들 공을 직접 치는 게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실투인 것도 있지만, 이 투수가 이 코스에 던졌을 때 장타 확률이 높다는 걸 느꼈다. 다음에는 포수로서 이 코스에 어떠한 리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김건희는 대전신흥초-온양중-원주고 졸업 후 2023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키움에 입단해 투수와 타자로서 모두 재능 있는 선수로 주목받았다. 데뷔 첫 시즌 투·타 모두에 도전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지난해부터 타자와 포수에만 집중했다.

한 곳에만 집중한 효과는 대단했다. 시즌 중반부터 83경기만 나섰음에도 타율 0.257, 9홈런 38타점으로 팀 내 포수 중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그 덕분에 올해는 주전 포수로서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건희는 "포수로서 올해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수비 이닝도 많았으면 좋겠고 타자로서는 20홈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래는 목표를 더 높게 잡았는데 오윤 코치님이 성장하는 데 단계가 있다고 한 번에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면서도 "그래도 30홈런을 한 번쯤 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잘해서 한국시리즈에서 홈플레이트에 앉아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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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 김건희가 2회에 이어 3회에도 홈런을 날린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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