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발언, 국내 선수 평가 절하 아냐... 韓 야구 현주소" ML 사관학교 사령탑도 소신 밝혔다 [메사 현장]

메사(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5 16:51
  • 글자크기조절
image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홍원기 감독이 깊은 상념에 잠긴 채 청백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사령탑으로서만 두 명의 제자를 미국 메이저리그(ML)로 보낸 홍원기(52)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최근 불거진 강정호(38·은퇴)의 발언에 긍정했다. 더불어 국내 지도자들 역시 분발해야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최근 강정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시점 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ML)로 진출할 한국 타자가 있느냐"는 물음에 "생각해 봤는 데 없다. KBO를 씹어먹고 어떻게 가서 적응할까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단, 질문을 던진 이택근(45) SBS 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은 지난해 KBO MVP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논외로 했다.


과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강정호의 발언은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강정호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가운데 한국 야구를 무시한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이에 지도자로서 히어로즈를 메이저리그 사관학교로 불리는 데 큰 역할을 한 홍원기 감독의 의견이 궁금했다. 홍원기 감독이 2009년 1군 주루코치로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히어로즈는 총 5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 2015년 강정호를 시작으로 2016년 박병호(39·삼성 라이온즈), 2021년 김하성(30·탬파베이 레이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올해 LA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26)이 그들이다. 특히 신인 시절 김하성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꾸준히 유격수로 밀어줘 메이저리그로서 성공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image
강정호(왼쪽)가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택근 해설위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강정호 유튜브 영상 갈무리



홍원기 감독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 위치한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강정호의 발언에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본 본인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 거라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 국내 야구를 무시한다는 의견도 있던데 그럴 필요까진 없다고 본다. 현재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조금 더 올라와야 메이저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인 것 같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최근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실망스러운 국제대회 성적도 이유 중 하나였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야구 대표팀은 아시아 지역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2013년, 2017년, 2023년 세 대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메이저리거를 제외한 프로 선수들이 나오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조차 3회째인 지난해 사상 첫 조별 라운드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image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한국-일본전이 지난해 11월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렸다.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 3-6으로 패한 후 응원단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홍원기 감독은 "(강정호의 발언이) 한국 야구의 현주소라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따져서 국내 프로야구 인기에 비해 국제대회에서는 우리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투수는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는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최근 박찬호 선수가 우리 캠프에 찾아와 투수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정확하게 던져야 프로에서 살아남는다는 걸 강조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어린 선수들이 계속해서 스트라이크를 정확하게 던지려고 해야 최소한 경쟁을 할 수 있다. (투수뿐 아니라) 선수들이 지금보다 더 분발해서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와 함께 현장 지도자들의 분발도 촉구했다. 홍원기 감독은 "현장 지도자들은 좋은 유망주들이 리그에 잘 적응하면서 발전할 수 있게끔 스스로 노력하고 또 도와줘야 한다. 지도자들도 선수들을 위해 같이 공부하고 대화하고 노력해서 방향성을 같이 가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의 성장은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현장 지도자들과 선수의 방향성이 딱 맞아떨어지면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선수들이 배출될 거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