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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선수단이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호준 감독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NC 다이노스에서만 14번의 스프링캠프를 보낸 프랜차이즈 스타 박민우(32)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 이호준(49) 감독 체제의 첫 스프링캠프가 역대급 분위기 속에 순항 중이다.
올해 NC는 3번에 걸쳐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창원NC파크에서 4일간 가볍게 웜업을 진행한 NC 선수단은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에넥스 필드에서 '2025 NC CAMP 2'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NC 캠프는 유독 훈련량이 많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 실제로 14일까지 정규 훈련 외에 야간 엑스트라까지 진행되면서 선수들은 빠르게 페이스를 올렸다. 투손 현지 교민도 "NC가 복 받았다. 투손 날씨가 이렇게 좋았던 건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도 선수단의 페이스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이호준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19일 일시 귀국해 다시 대만으로 출국, 8번의 현지 프로팀과 실전 경기를 통해 감각을 끌어올리는 CAMP 3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선수단 규모를 조금 조정할 생각이었지만, 다들 열심히 하는 통에 누굴 빼야 할지가 걱정이다.
오전 훈련을 마치고 만난 박민우는 "캠프 분위기가 역대급으로 좋다. 훈련 양이 정말 많아서 처질 법한 데도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에너지가 넘친다. 코치진은 에너지를 불어넣고 어린 후배들은 발산하고 고참들도 동참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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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선수단이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포수 김정호, 김형준, 박세혁(왼쪽부터)이 포수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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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선수단이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NC 김휘집이 밝은 모습으로 훈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예년과 무엇이 달랐을까. 가장 달라진 건 극단적인 선수 개인 훈련 세분화다. 실제로 내야수 김한별(24)은 선수단 전체 훈련에서 타격 없이 수비 훈련에만 매진했다. 필요한 타격 훈련은 본인의 의지에 맡겼다. 또 승승환(24) 등 타격에 강점이 있는 5명의 야수들은 특타조로 분류돼 방망이만 3시간 이상 휘둘렀다.
극단적인 개인 훈련의 이유는 스페셜리스트 육성이 아닌 어떠한 형태로든 1군 무대에 최대한 빠르고 많이 적응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호준 감독은 "어떤 선수든 잘할 수 있는 부분이 한 가지씩 있다. (김)한별이는 그게 수비인 것이고 그 장점을 살리면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에게 처음부터 이것저것 다 잘하라고 하면 언제 잘해서 쓸 수 있을지 모른다. 당장은 베테랑들이 당연히 앞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난 코치들에게 선수들을 비교할 때 동 나이대로 해달라고 했다. 나이가 어린 선수라도 성장 속도가 빠르고 잠재력을 터트렸을 때 기존 베테랑보다 좋다면 그 선수를 쓴다. 그렇기 위해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내려간 선수도 최대한 상처를 덜 받고 다시 준비를 잘해서 올라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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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선수단이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NC 데이비슨(맨 아래)이 스트레칭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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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선수단이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NC 박시원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어린 선수들을 베테랑들과 분리하는 것도 효과적이었다. 야구장 8면 중 5면을 쓸 수 있는 에넥스 필드의 강점을 활용했다. 이호준 감독은 "분리한 이유는 분위기 집중이다. 어린 선수들은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야 하는데 베테랑이랑 함께하면 그럴 수가 없다. 베테랑이 몇 개치고 나가면 분위기는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강조했다.
베테랑들의 적은 훈련량은 부상 방지도 있으나, 이미 자신만의 루틴이 확고한 그들에 대한 신뢰의 증거이기도 했다. 이호준 감독은 "자율과 자유는 다르다는 걸 본인들도 안다. 베테랑들에게 지금 옆 훈련장에서 애들이 너희를 잡아먹으려고 힘들게 하고 있다. 너희들도 자신이 왜 주전인지를 감독인 내게 계속해서 입증해줘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 탓에 베테랑들도 긴장 백배다. 이호준 감독에 따르면 때로는 어린 선수들보다 베테랑들의 야간 훈련이 더 늦게 끝나는 때도 있었다. 자연스러운 경쟁 분위기는 대만에서 열릴 시범경기를 벌써 기다리게 했다.
손아섭은 "캠프 분위기는 늘 좋았지만, 올해는 선수 각자에게 맞는 필요한 훈련을 하다 보니 더 괜찮은 것 같다. 모든 선수가 똑같은 훈련을 하는 게 아니라 훈련량이 많다고만 볼 순 없는데 그냥 시간을 때우기보단 정말 필요한 걸 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