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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텐 사바시아 3세. /사진=11Point7 College Baseball X 계정 갈무리 |
미국 매체 래리 브라운 스포츠는 15일(한국시간) "휴스턴 쿠커스(휴스턴 대학교 야구부)가 개막전에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지만, 카스텐 사바시아 3세는 하이라이트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휴스턴 대학교는 미네소타 대학교에 3-14로 대패하며 올 시즌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런 와중에도 사바시아 3세는 활약을 펼쳤다. 팀이 2-13으로 뒤지던 6회 말, 그는 가운데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냈다. 타구는 계속 뻗어나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이 됐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한 사바시아 3세는 천천히 1루로 걸어나가며 타구를 지켜봤다. 매체에 따르면 이 홈런의 비거리는 382피트(약 116.4m),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10마일(약 177km)로, 이 타구는 인근 햄버거 가게 주차장에 떨어졌다고 한다. 나무 배트에 비해 반발력이 좋은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타구였다.
사바시아 3세는 대학 3학년으로, 조지아 공대에서 2년을 다닌 후 휴스턴 대학교로 옮겨와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통산 성적은 보잘 것 없다. 그는 대학리그에서 통산 타율 0.211, 2홈런, OPS 0.831을 기록 중이다.
이런 선수의 소식이 주목받은 것은, 그가 야구인 2세이기 때문이다. 성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바시아 3세는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좌완투수인 CC 사바시아(45)의 아들이다. 사바시아는 아내 엠버 사바시아와 2남 2녀를 뒀는데, 사바시아 3세는 장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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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사바시아와 아들 카스텐 사바시아 3세, 아내 엠버 사바시아(왼쪽부터). /AFPBBNews=뉴스1 |
첫 시즌부터 화려하게 데뷔한 사바시아는 2013년까지 1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2007년에는 19승 7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밀워키에서 반시즌 동안 11승 2패 평균자책점 1.65의 성적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5위에 올랐다.
2009년 양키스 이적 후에도 첫해 19승을 거두며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0년대 초반 이후 내리막길을 걷긴 했지만, 11년 동안 134승을 거두면서 팀에 기여했다. 부침 끝에 2017년 14승을 거두며 부활한 사바시아는 2019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사바시아는 지난달 발표된 2025년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National Baseball Hall of Fame) 헌액 투표 결과에서 86.8%의 득표율을 기록, 헌액 기준(75% 이상)을 넘기면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게 됐다. '첫 턴 헌액'이라는 영광을 안게된 건 덤이다. 사바시아는 양키스 모자를 쓰고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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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사바시아(오른쪽)가 명예의 전당 입성 확정 후 가족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욕 양키스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