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3번? 타순 확정된 것 없다" 멜빈 감독도 고민, SF도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스코츠데일 현장]

스코츠데일(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6 06:01
  • 글자크기조절
image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가 외야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image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밥 멜빈 감독이 훈련에 앞서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김진경 대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밥 멜빈(64) 감독이 올 시즌 이정후(27)의 타순에 대한 답변을 유보했다.

멜빈 감독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 훈련을 앞두고 "이정후가 꼭 3번 타순일 필요는 없다. 내가 전날(15일) 취재진에 말하고자 했던 건 이정후가 항상 리드오프로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정후도 '8번, 9번 타순 어디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나도 여러 가지 라인업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전날 멜빈 감독은 머큐리 뉴스 등 미국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아직 이정후와 대화하진 않았지만, 그는 개막전 1번 타자가 아닐 수 있다.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출루 능력도 좋은 편이고, 3번 자리를 맡을 누군가도 필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빅리그 데뷔 시즌을 치른 이정후는 리드오프로 주로 나서며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3실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출루율+장타율) 0.641의 성적을 남겼다.

높은 출루율과 많은 도루 능력이 요구되는 리드오프에는 살짝 어울리지 않은 성적이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은 뛰어난 콘택트 능력으로 높은 타율이 보장되는 선수다. 하지만 KBO 리그 시절부터 볼을 적극적으로 골라내거나, 7시즌 통산 69도루로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하는 선수는 아니었기에 리드오프로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image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가 외야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지만 이정후가 리드오프로서 기량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건 아니었다. 그저 샌프란시스코도 이정후에게 어떤 스타일이 가장 어울릴지 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해 5월 이정후는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수비 도중 중앙 담장과 부딪혀 왼쪽 어깨가 탈골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결국 미국 서부 지역 스포츠 재활의학 명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6월 5일 어깨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해 자신의 매력을 보이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멜빈 감독은 "우리도 올해 이정후를 살펴보려 한다. 이번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이정후는 단순히 리드오프가 아닌 우리가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타순에서도 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타일러 피츠제럴드(28)에 관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 멜빈 감독의 뜻을 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피츠제럴드는 첫 풀타임이었던 지난해, 96경기 타율 0.280(314타수 88안타) 15홈런 34타점 17도루, 출루율 0.334 장타율 0.497 OPS 0.831로 활약하며 두각을 드러낸 선수다. 표면적인 성적은 장타력과 주루 능력을 모두 입증해 상위 타순에 어울려 보이지만, 그 역시 하위 타순에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멜빈 감독은 "지난해 피츠제럴드는 공격적으로 정말 좋은 시즌을 보냈고 빅리그 수준에서 자신의 능력이 통한다고 자신감을 느꼈을 것"이라면서도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피츠제럴드가 거치지 않은 타순이 없다. 하위 타순으로 갈수록 압박이 덜하다. 그래서인지 피츠제럴드도 (하위 타순에서) 빨라지고 파워를 더 보여줬다. 그런 선수가 7~9번에 있다는 건 라인업의 뎁스가 정말 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음 주부터 진행될 시범 경기는 이정후의 적성과 기량을 판단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올해 시범경기 첫 두 경기 중 한 경기에 뛰게 될 텐데 아직 언제 뛸지 정해지지 않았고 라인업도 알 수 없다. 아직 모든 선수가 모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라인업을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 그가 출전할 첫 번째 경기에서 몇 번 타순에 나설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