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미친 재능을 봤나! 김광현 영상 보고 따라 한 20세 슬라이더, ML 외인도 감탄했다 [메사 현장]

메사(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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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 손현기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 손현기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30)가 같은 좌완 투수 손현기(20)에 푹 빠졌다. 중학교 시절 멋있어 보여 따라 한 슬라이더로 프로 데뷔까지 이뤄낸 미친 재능에 감탄을 거듭했다.

로젠버그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 위치한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손)현기? 내 셋짜 아이를 말하는 건가? 정말 재능이 많은 친구"라며 반갑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번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손현기는 로젠버그의 양아들로 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자신의 경험을 어린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로젠버그와 배움에 욕심이 많은 손현기 서로의 죽이 매우 잘 맞았다.

로젠버그는 KBO 리그 여러 팀이 수년간 꾸준히 관심을 가진 좌완 투수다.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만 163경기를 치렀고, 2022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통산 17경기 평균자책점 4.66으로 경쟁력을 보였다. 좋은 투구 밸런스로 최고 시속 148㎞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고르게 던지는데 특히 체인지업은 KBO 리그에서도 상위권으로 예상되는 결정구였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내가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걸 가르쳐줄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먼저 그들에게 신뢰받아야 다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이 내게 조언을 구하지 않으면 나도 해줄 말이 별로 없다. 그런데 손현기, 김동규, 이강준 등 많은 선수가 내게 많은 질문을 하고 있다. 그들이 나를 신뢰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느껴져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 선발 로젠버그가 스타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 선발 로젠버그가 스타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반대로 손현기는 뭐든 적극적으로 배우는 스타일이었다. 손현기는 순천북초-순천이수중-전주고 졸업 후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9순위로 키움에 지명된 좌완 유망주다. 최고 시속 148의 직구와 각이 큰 슬라이더와 커브로 2학년 때는 1라운드 지명도 심심치 않게 예상되던 전국구 유망주였다.

오히려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지나쳐 성적이 나빠지고 자신감을 잃을 정도라 구단에서 세심하게 신경 쓰는 유망주이기도 하다. 지난해 1군에 올라와 흔들리자, 시즌 끝까지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하도록 도왔다. 손현기는 "이번 스프링캠프는 안 다치는 게 최고 목표다. 좋은 선배님들이 많은데 로젠버그가 같은 좌완이라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아 이것저것 엄청나게 물어봤다. 주로 마운드 위에서 수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와 나와 캐치볼 했을 때 느낌이 어땠는지를 이것저것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불펜으로 준비 중인 손현기의 주 무기는 빠른 공과 모두가 인정하는 슬라이더다. 로젠버그는 "손현기는 아직 한참 어린 좌완임에도 매우 쌩쌩한 팔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그런 유형의 선수를 좋아한다"고 감탄했다.

손현기 역시 "다른 좌완 투수들보다 구속이나 변화구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4가지 구종을 던지는데, 현재 슬라이더와 커브의 느낌이 둘 다 너무 좋아서 어느 하나를 버리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자체 청백전을 마친 손현기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자체 청백전을 마친 손현기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 슬라이더를 터득한 배경이 흥미롭다. 손현기는 중학교 1학년 때인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김광현(37·SSG 랜더스)의 역투를 잊지 못한다. 그는 "내 슬라이더는 김광현 선배님의 영상을 보고 따라 한 것이다. 중학교 때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는 걸 보고 반했다"고 미소 지었다.

위기 상황에서 제구가 흔들리는 등 멘탈적인 부분만 보완하면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한 재능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울산 KBO 가을리그부터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고, 홍원기 감독과 이승호 투수코치가 손현기를 스프링캠프로 데려오는 이유가 됐다.

또한 이후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면서 1차 캠프 투수 부문 MVP로 선정됐다. 손현기는 "제구는 심리적인 부분이 큰 것 같아 불안함을 없애고 자신 있게 던지려 한다"며 "이번 캠프에서 위기 상황에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신 있는 구종을 던져 위기를 끝내려 한다. 올해는 안 다치고 1군에 최대한 오래 있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키움 선수단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선수단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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