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억 계약→3년 6승' 절박한 잠수함 "부끄럽지 않게 던지고 싶다"... 벌써 페이스 올렸다 '풀타임 선발이 목표'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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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박종훈이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박종훈이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국가대표 투수의 영광은 이제 옛말이 됐다. 선발 한 자리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박종훈(34·SSG 랜더스)이 언제보다 절박한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21시즌을 마친 뒤 비FA 5년 총액 65억원에 다년 계약을 맺었다. 보장액만 무려 56억원. 이해할 수 없는 계약은 아니었다. 두 자릿수 승리가 보장되는 투수였기 때문이다.


땅을 스칠 것 같은 낮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뿌리는 정통 잠수함 투수로서 시속 150㎞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뿌렸고 땅볼 유도에 특화된 투심 패스트볼, 떠오르는 업슛성 커브, 가라앉는 체인지업 등으로 리그 최고 잠수함 투수로 활약했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2021시즌 9경기 54⅓이닝 소화에 그친 뒤 오른쪽 팔꿈치를 다쳤고 이후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아웃됐다. 그럼에도 SSG는 박종훈에게 큰 금액을 안겼다. 다음 시즌이면 제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이후 박종훈은 3시즌 동안 39경기 163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6승 15패, 평균자책점(ERA)은 6.29에 달했다.


부상 이후 눈에 띄게 릴리스포인트가 높아졌고 지난해 도입된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자동투구판정 시스템)이 낮은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불리했던 것도 박종훈에겐 악재였다.

김광현과 두 명의 외국인 투수에 지난해 불펜에서 맹활약한 문승원까지 선발로 복귀할 예정인 가운데 박종훈은 남은 선발 한 자리를 두고 까마득히 어린 후배들과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팀이 '리모델링'을 선언한 상황이기에 비슷한 상황이면 영건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확률이 높은 상태다. 그렇기에 박종훈으로선 더욱 각오가 남다르다.

불펜 투구를 하는 박종훈(왼쪽). /사진=SSG 랜더스 제공
불펜 투구를 하는 박종훈(왼쪽). /사진=SSG 랜더스 제공
다행인 건 몸 상태엔 이상이 없다는 점이다. SSG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캠프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박종훈은 "몸 상태는 가볍고 매우 좋다. 올해 캠프에서 공을 많이 던지고 있다. 캠프에 들어오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고, 지난 2년 동안을 생각해보면 올해도 그동안의 방식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었다"며 "어중간하게 연습하는 것 보다는 공을 많이 던지는 계획을 세웠고 다른 선수들이 캠프에서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할 때 나는 페이스를 더 빨리 올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비시즌부터 빨리 몸 상태를 올리고 왔다"고 밝혔다.

이유는 분명했다. 붙박이 선발로 시즌에 맞춰 몸 상태를 천천히 끌어올려도 되는 과거와는 달랐다. 우선은 팀 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하기 때문이다.

박종훈은 "작년에 2군에서 머문 기간이 길었다. 그 기간을 되돌아봤을 때 내 자신에게 창피하지 않게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계속해서 연습을 하고 있다"며 "5선발 경쟁은 해야 하는 상황이고 나도 후회되지 않게 연습을 해서 올 시즌 선발 역할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시행착오에서 답을 찾고 있다. "작년 초반에는 몸무게를 많이 감량하고, 변화된 몸 상태로 캠프부터 시즌 초까지 체력적으로 힘든 영향이 있기도 한 것 같다"는 박종훈은 "그러나 차차 내 몸에 맞아지면서 5월, 6월달부터는 편했다. 2군에서 성적이 좋았다. 1군에서 그 성적을 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이 있어서 나한테는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2군에서 (조)형우, (신)범수 등 포수와 정말 많은 대화를 했고 그러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캠프에서 가장 신경 쓰는 건 단연 제구다. 궁극적으로는 ERA를 낮춰야한다는 목표 때문이다. 김광현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박종훈은 "예전에 (김)광현이형이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방어율은 1점씩 줄일 수 있다. 세트를 잘하면 방어율이 1점 낮아지고, 컨트롤이 좋으면 방어율이 또 1점이 낮아진다. 투수가 수비를 잘하면 방어율이 또 1점이 줄어든다. 그렇게 하나씩 모이면 시즌 방어율을 전체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했다"며 "이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계속 컨트롤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반복적인 연습을 하고 있고 퀵모션을 빨리 하기 위해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또 수비 부분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과거와는 목표도 달라졌다. 그는 "기록적인 수치보다 우선 풀타임으로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라며 "부끄럽지 않게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고, 나에게 후회되지 않는 시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박종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박종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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