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야마모토-사사키' LAD 日 트리오에 맞설 韓 3인방 끝내 무산, 이정후도 아쉬워했다 "다들 美 많이 도전했으면" [스코츠데일 현장]

스코츠데일(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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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가 훈련을 마친 후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하성(30), 이정후(27), 김혜성(26·이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한국인 메이저리거 3인방이 한 팀에서 뭉치는 그림이 끝내 무산돼 아쉬운 건 한국 야구팬뿐 아니라 당사자도 마찬가지였다.

이정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한국에서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많이 도전해서 나쁠 건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은 LA 다저스의 야수와 투수 모두가 뭉치는 풀 스쿼드 날임과 동시에 샌프란시스코의 풀 스쿼드 하루 전 마지막 훈련 날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지는 한산했다. 약 20명 안팎의 팬들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고 취재진 역시 20명이 넘지 않았다. 반면 풀카운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다저스 스프링캠프지인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는 약 50명의 구단 관계자, 100여 명의 언론인 그리고 약 300명의 팬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저스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것도 이유지만, 오타니 쇼헤이(31)-야마모토 요시노부(27), 사사키 로키(24) 등 일본인 3인방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오타니를 10년 7억 달러(약 1조 106억 원), 야마모토를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692억 원)에 동시 영입한 다저스는 계약 첫해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이란 최고의 성과를 냈다.

지명타자에 전념한 오타니는 정규시즌 159경기 타율 0.310(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출루율+장타율) 1.036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야마모토는 처음 경험하는 5선발 로테이션에도 18경기 7승 2패 평균자책점 3.00, 90이닝 105탈삼진으로 다저스의 우승에 보탬이 됐다.


가뜩이나 높아진 기대치에 다저스는 이번 겨울 FA 최대어로 불린 사사키마저 단돈 650만 달러(약 94억 원)에 영입하며 쐐기를 박았다. 사사키는 평균 시속 159㎞, 최고 165㎞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을 주 무기로 일본프로야구 통산 64경기에 출전해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 394⅔이닝 88볼넷 505탈삼진을 기록한 우완 투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025시즌 전 유망주 순위를 업데이트하면서 곧바로 사사키를 1위 자리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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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사사키 로키,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 쇼헤이. /사진=LA 다저스 구단 공식 SNS


이날 다저스 구단 공식 SNS는 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 세 사람이 나란히 클럽하우스 내부에 앉은 모습을 공개해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냈다.

샌프란시스코에도 이와 같은 풍경이 펼쳐질 수 있었다. 2023년 12월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31억 원) 계약을 체결해 빅리그 진출 꿈을 이룬 것이 시작이었다. 때마침 먼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선배 김하성이 2024시즌 후 FA로 나왔고, 절친 김혜성 역시 포스팅 자격을 갖췄기 때문.

실제로 이번 오프시즌 샌프란시스코는 브랜든 크로포드가 떠난 후 주인을 잃은 유격수 포지션과 퍼포먼스가 들쭉날쭉한 2루를 보강할 계획을 세웠다. 그랬기에 크게 비싸지 않은 김하성과 김혜성 모두 샌프란시스코가 노릴 만한 선수로 꾸준히 언급됐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지난해 11월 거포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를 7년 1억 8200만 달러(약 2628억 원)에 계약하면서 가능성은 사라졌다. 각각 김혜성이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8억 원)에 다저스행, 김하성이 이달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3100만 달러(약 448억 원) 계약을 맺으면서 히어로즈 3인방의 재회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그동안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한 팀에서 3명 이상 뭉칠 일은 없었다. 2023년 최지만(34)이 배지환(26)이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김하성이 있는 샌디에이고에 몸담으면서 나온 한 구단 2명이 최대였다. 이정후는 그 이유로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수 자체가 적은 것을 짚었다.

얼마 전 강정호(38·은퇴)가 지적했듯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만한 한국 선수가 거의 없는 것도 이유이나, 도전 자체가 드문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아마야구와 프로 모두 마찬가지다. 실제로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스타 뉴스에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뽑힐 유망주들이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정도는 된다. 여러 이유로 고등학교 선수들이 가지 않고 있는데 그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정후는 "미국에 와서 야구가 더 될 수도 있는 거다. (김)하성이 형이나 (김)혜성이나 같은 팀에서 뛰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선수마다 팀이 다르면 한국 팬분들은 여러 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돼 좋을 수 있다. 우리는 나중에 대표팀에서 만나면 된다. 현재 위치에서 다들 잘해서 좋은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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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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