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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주헌, 최원영, 문정빈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진행 중인 2025 LG 스프링캠프에서 미소 짓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2차 2라운드 전체 15번으로 지명된 정우영(26)이 데뷔 첫해부터 필승조로 자리 잡아 신인왕을 수상한 걸 시작으로 11명의 드래프티가 모두 1군에 데뷔했다. 단순히 데뷔한 것뿐 아니라 투수 정우영과 3루수 문보경(25)은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 2023년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두 사람은 같은 해 치러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기도 했다.
그런데 또 한 번의 드래프트 신화가 조용히 탄생할 조짐을 보인다. 바로 김도영(22·KIA 타이거즈)이 속한 2022년 신인드래프트다. 이 드래프트는 KBO 전체로 봐도 역대급 풍년이다. 김도영, 문동주(22·한화 이글스)를 필두로 윤동희(22·롯데 자이언츠), 박영현(22·KT 위즈) 등 무려 4명의 국가대표가 탄생했고 이재현(22·삼성)처럼 이미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선수도 많다.
다만 LG는 지금까지 크게 빛을 본 선수가 없는 드래프트였는데, 염경엽(57) LG 감독이 최근 이 드래프트의 문정빈(22), 최원영(22), 이주헌(22)을 주목했다. 계약 마지막 해로 올해 성적이 중요함에도 육성을 강조한 염경엽 감독은 문정빈, 최원영, 이주헌의 성장세를 눈여겨봤다.
먼저 서울고 주장 출신의 문정빈은 키 186cm 몸무게 90kg의 큰 체격에서 나오는 장타가 매력적인 선수다. 지난해 현역으로 병역의 의무를 마친 뒤 퓨처스리그에서 28경기 타율 0.489(94타수 46안타) 6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369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자랑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처음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문정빈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는 타격 위주의 훈련이라 감독님께서 원하는 방향으로 치려고 노력했다. 배팅에만 몰두했던 마무리 캠프다 보니 문제점과 장점을 찾을 수 있었다"며 "난 공격적인 플레이가 강점인 선수다. 채은성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학생 때부터 좋아했는데 신인 때 2군에서 함께했을 때 타격적인 부분이 너무 배우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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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원영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진행 중인 2025 LG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최원영은 지난 시즌 데뷔하며 빠르게 주목받은 우투우타 외야수다. 키는 174cm로 작지만,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일발 장타로 지난해 빠르게 시선을 끌었다. 데뷔 시즌 성적은 57경기 타율 0.270(37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OPS 0.746.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수비에 집중하고 있는 최원영은 "같은 포지션인 박해민 선배가 롤모델인데 지금 외야수 세 분에게서 다 배우고 있다. 박해민 선배님은 수비와 주루플레이 그리고 건강하게 한 시즌을 풀로 나갈 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한 분. 홍창기 선배님께는 어떻게 타격하는지를 습득 중이다. 김현수 선배님께는 수비와 게임을 어떻게 운영하시는지를 듣고 있다. 매 순간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며 빠르다는 것이 내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주헌은 셋 중 가장자리가 확고한 선수다. 성남고 출신 이주현은 지난해 1군에 처음 데뷔해 3경기 타율 0.667(6타수 4안타)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좀처럼 데뷔가 쉽지 않은 포지션이지만, 김범석(21)이 전력에서 이탈해 빠르게 기회를 잡았다. 올해도 박동원(35)의 뒤를 받칠 백업 포수로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이주헌은 "내 롤모델은 단연 박동원 선배다. 예전에도 좋아했으나, 특히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같이 훈련하면서 더 많은 것을 느꼈다. 멘탈적인 부분이나 야구를 대하는 태도 등을 보고 얘기를 나누면서 더 존경하게 됐다"며 "난 포수로서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고, 수비에 자신 있는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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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주헌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진행 중인 2025 LG 스프링캠프에서 포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이들의 눈에도 2019년 드래프트 선배들은 대단했다. 그러면서도 같은 미래를 꿈꿨다. 문정빈은 "2019년 드래프트 형들이 지금 거의 다 LG 주축 선수가 되셨다"며 "그래서 나도 신인 때는 그 선배님들처럼 우리들도 드래프트 신화를 한번 써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최원영은 "2019년 형들은 모든 선수가 다 데뷔했다. 우리도 다 같이 한번 이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고, 이주현은 "우리 동기들이 이번 캠프에 여러 명 함께하면서 서로 많이 의지하게 됐다. 선배님들 운동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나중에 주전이 돼서 후배들도 챙기고, 맛있는 것도 사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서로 얘기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올해 LG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 자연스레 기존 선수들을 뛰어넘는 그림을 꿈꾸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시범경기부터 성과를 내 개막전 로스터에 진입하는 것이 이들의 첫 번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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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정빈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파크 야구장에서 진행 중인 2025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문정빈은 "우리 팀에 우타자가 부족하다는 기사를 많이 봤는데 내가 보탬이 되고 싶다. 연습 경기, 시범 경기도 잘해서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이 1차 목표"라고 강조하면서 "대기 타석에 있을 때부터 '다음에 문정빈이다'라고 팬들이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원영은 "지난해 데뷔 첫 안타를 쳤을 때 모창민 코치님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적어주셨다. 그 문구를 되새기며 언제든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부상 없이 1군에서 계속 뛰면서 팀에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이주헌은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이 내 야구 인생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1년이라 생각한다. 우선 몸이 아프지 않고 1년 내내 1군에서 함께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팬들에게 투지 넘치고, 그라운드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 근성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올 시즌 팬분들이 경기장에 오셨을 때 즐거움을 드리는 선수가 되겠다"고 응원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