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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가 훈련을 마친 후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정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제 대표팀이 융화됐으면 좋겠다. 투지 있고 파이팅 넘치는 어린 선수도 필요하지만,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배들도 필요하다. 대표팀은 경험을 쌓으려고 가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해당 발언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새 팀을 결정한 히어로즈 선·후배 김하성(30·탬파베이 레이스)과 김혜성(26·LA 다저스)과 함께 뛰지 못한 아쉬움에서 시작됐다. 올 시즌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수비가 안정적인 미들 인필더 보강을 목표로 했다. FA 시장에 나온 김하성과 포스팅을 신청한 김혜성은 미국 현지 언론이 주목한 영입 후보였다. 하지만 김혜성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8억 원)에 다저스, 김하성은 2년 최대 3100만 달러(약 448억 원)에 탬파베이로 향하면서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집결은 무산됐다.
이 부분에 담담했던 이정후는 대표팀 이야기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후는 "우리는 나중에 대표팀에서 만나면 된다. (김)하성이 형과 (김)혜성이는 무조건 대표팀에 갈 것이고, 외야에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나만 잘해서 뽑히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가게 된다면 몇 번 타순에서 치는지는 솔직히 중요하지 않다. 그보단 지금까지 우리 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미국에 와서 느낀 것이 지금 미국 선수들은 (2026 WBC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데 과연 우리나라는 어떨까 싶은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를 잘해야 할 텐데 선수들뿐 아니라 KBO도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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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 국가대표팀 시절 이정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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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 야구 대표팀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공을 던진 후 포효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미국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회다. 지난 2023년 대회에서 미국은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으로 설욕하고자 하는 열의가 대단할 수밖에 없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에는 다소 먼 이야기다. 최근 한국은 2013년 대회부터 세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그뿐 아니라 가장 최근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사상 첫 조별 라운드 탈락이라는 굴욕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아시아 지역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에서는 네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으나, 프로 선수들 간의 경쟁에서는 계속해서 뒤처지고 있다. WBSC 세계랭킹에서도 2021년 8월 11일 2위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타 현재는 6위에 머물러 있다.
그 탓에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의 복귀를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메이저리그 11년 커리어의 베테랑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이다. 류현진은 첫 태극마크를 단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5개 국제대회에 참가해 2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한국 야구의 르네상스를 여는 발판이 됐다. 12년 만에 한국 KBO리그로 복귀한 최근에도 꾸준히 대표팀 복귀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한국으로 복귀해서도 28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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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시절 류현진. |
류현진의 대표팀 복귀 의지에 이정후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정후는 "난 사실 선배들과 호흡 맞추는 게 더 좋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해서 편한 점이 있다. 또 대표팀이 너무 젊은 선수들로만 구성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만 있으면 분위기를 탈 때는 좋은데 다운됐을 때 누군가 이끌어주질 못한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이어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배와 파이팅 넘치는 젊은 선수가 융화돼야 좋은 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베테랑 선배님들을 다 빼버리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대표팀은 경험을 쌓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정말 그해에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우리나라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자리다. 그런데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배 대신 어린 선수가 나가는 건 맞지 않는다. 물론 어린 선수가 잘할 수도 있겠지만, 어린 선수와 베테랑 모두 가게 되면 좋을 거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적어도 WBC 같은 최고 수준의 대회에서는 정예 멤버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정후의 설명이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대표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야구를 하는 거라 실력이 되는 한 계속 나가고 싶다. 또 도움이 될 수 있게끔 (나가서)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올 시즌도 잘해서 좋은 성적에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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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즈(SFG) 선수단이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이정후가 캐치볼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