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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투수 송영진이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1차 스프링 캠프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SSG 랜더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1차 스프링 캠프에서 첫 실전 경기로 홍백전을 실시했다.
5이닝 경기로 진행돼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겨우내 훈련한 성과를 어느 정도 확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무대였다. 투구와 타격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따른 작전과 수비 포메이션 등의 적극적인 시도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그럼에도 분명한 수확은 있었다. 바로 홍팀의 선발 투수로 등판한 송영진이 그 중 하나였다.
송영진은 이날 2이닝을 단 20구로 마무리했다. 볼넷이 하나 있었지만 탈삼진 3개를 낚으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6㎞에 달했고 130㎞ 초반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까지 섞어서 뿌렸다.
1회말 첫 타자 안상현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송영진은 최상민을 삼진, 이정범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2회 첫 타자 조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신범수를 삼진, 김성민은 우익수 뜬공, 석정우를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 2이닝을 깔끔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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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 훈련 후 미소짓는 송영진.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지난 1월 개인 훈련을 이어가던 중 스타뉴스와 만난 송영진은 멘탈에서 문제를 찾았다. "특별히 기술적인 문제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기복이 심했다. 선발 투수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고 시즌 내내 던지기 위한 체력의 필요성도 느껴 운동도 열심히 했다. 상대 타자와 싸워야하는데 스스로와 싸우다보니 혼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돌아봤다.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하고 국내에서 이미 170승을 거둔 김광현(37)이 도우미 역할을 자청했다. 바로 야구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에게서 힌트를 얻었다. 오타니가 어릴 적부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활용한 만타라 차트를 통해 확실한 동기부여와 함께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멘탈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송영진은 "(김)광현 선배님께서 시즌 막판에 불러서 만다라 차트를 썼다. '네가 내년에 선발로 뛰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면 목표도 하나 하나 세워야 하고 어떤 운동을 해야 하고, 어떻게 던져야 되는지를 알아야 될 것 같다'고 해서 작성하게 됐다"며 "광현 선배님은 못 던진 경기에서도 겉으로는 티가 안 나고 매 경기 똑같은 것 같다. 결과와 상관없이 심리적으로 기복이 없는 게 대단하신 것 같다. 저는 못 던진 날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위축되는 면이 있어서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올 시즌 5선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송영진이기에 주장을 맡은 김광현으로서도 더 손이 갈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과 필승조에서 선발로 복귀한 문승원, 지난 시즌 도중 합류해 에이스 역할을 맡은 드루 앤더슨, MLB 경험이 있는 미치 화이트에 이어 한 자리가 남는데 지난해 경험과 나이를 고려할 때 송영진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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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피칭하는 송영진(왼쪽)과 뒤에서 지켜보는 이숭용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 |
SSG에 따르면 송영진은 이날 경기 후 "오늘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4구 안에 타자와 승부를 하려고 했다. 생각했던 대로 잘 이뤄져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타격에서 가장 돋보인 건 하재훈(35)이었다. 하재훈은 2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는데 2개의 안타가 모두 장타였다. 첫 타석에선 홍팀 두번째 투수인 '홀드왕' 노경은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 2루타를 쳤고 두번째 타석에서는 좌완 김건우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으로 두 번째 2루타를 기록하며 멀티히트를 완성시켰다. 마지막 타석에선 볼넷까지 얻어내며 약점으로 꼽힌 선구안에서도 나아졌음을 예고했다.
하재훈은 "첫 실전경기 스타트가 좋았다. 좋은 느낌을 잘 유지해서 2차 스프링캠프 때까지 잘 이어 나가고 싶다. 준비했던 대로 페이스를 잘 이어간다면 시즌 때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홍백전은 5이닝으로 진행됐으며 홍팀이 백팀에 3-0으로 이겼다. 0-0으로 맞선 5회초 1사 1,2루에서 신범수의 1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깨뜨렸고 박성한이 좌중간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SSG는 오는 18일에 두 번째 자체 홍백전을 가질 예정이다. 본격적인 실전 무대는 오는 23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펼쳐진다. 오는 3월 4일까지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KT 위즈, LG 트윈스와 총 5차례 실전 경기를 치른 뒤 귀국해 시범경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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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백전 야수 MVP에 선정된 하재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