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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키움 주승우가 자체청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주승우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 위치한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을 마치고 "하루빨리 경기에 뛰고 싶다. 지금 몸이 많이 좋아져서 시동이 걸렸는데 출발을 못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페이스를 조금 천천히 가져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백전에서 주승우는 백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태진을 땅볼로 잡고 서유신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야시엘 푸이그를 내야 뜬 공으로 돌리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주승우는 송성문에게 볼넷을 줬으나 루벤 카디네스를 좌익수 뜬 공으로 돌려세웠다. 이때 카디네스는 실투를 놓친 걸 자책해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이에 주승우는 "라이브 때도 그렇고 상대 타자가 푸이그인지 카디네스인지 생각도 안 하고 던졌다. 다만 카디네스에게 던진 공은 정말 위험했다. 좀 몰렸는데 다음엔 코너 쪽으로 던져야 한다"고 놀란 속내를 드러냈다.
주승우는 서울고-성균관대 졸업 후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선발 수업을 받으며 가능성을 엿보던 그는 3년 차인 지난해, 대학 시절처럼 불펜으로 진로를 확정하고 잠재력을 터트렸다. 시즌 시작은 마무리가 아니었으나, 김재웅(27)의 입대, 조상우의 부진으로 끝내 마무리 자리를 꿰차 55경기 4승 6패 5홀드 14세이브,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 오랜 기간 히어로즈 뒷문을 지킨 조상우가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2025시즌 마무리가 누가 될지는 소소한 관심사가 됐다. 유력 후보로 주승우와 함께 지난 시즌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를 평정하고 돌아온 우완 파이어볼러 이강준(23)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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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키움 이강준이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강준은 입대 직전 롯데 자이언츠에서 한현희의 보상 선수로 키움에 입단했다. 최고 시속 158㎞의 광속구를 주 무기로 입대 2년 차인 지난해 44경기 3승 1패 8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76, 47⅓이닝 13볼넷 37탈삼진으로 퓨처스리그를 초토화했다.
하지만 홍원기(52) 키움 감독의 답변은 단호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해 주승우가 마무리 자리에서 잘 적응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자리에서 뒷문을 책임져 줘야 할 것 같다"며 "이강준은 상무에서 좋았다고는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상무에서의 이야기다. 일단 대만으로 넘어가서 경기하는 걸 봐야 기준이 설 것 같다"고 평가를 보류했다.
사령탑의 굳건한 믿음과 함께 시즌 시작을 처음으로 마무리로 시작하게 된 주승우는 "지난해처럼 포수만 보고 던지려 한다"며 "뒤에 누군가 있다가 이제 없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 없는데 질문을 받으니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든든한 형들이 뒤에 있으면 편할 것 같은데 부담감이 생길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하면 더 무거워지니 더 안 하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멘토링도 도움이 됐다. 홍원기 감독에 따르면 최근 박찬호가 키움 캠프를 방문했을 때 가장 열정적으로 질문했던 두 사람 중 하나가 주승우였다. 주승우는 "마무리가 승리와 직결된 보직이다 보니 박찬호 선배님께 9회말이나 연장에 볼넷 하나, 안타 하나 맞으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어떤 생각과 어떤 커맨드를 가져가야 하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냥 상황을 생각하지 말고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공 하나만 생각하라고 하셨다. 나중에 선발 투수를 하든 마무리를 하든 타자 상대할 때는 꼭 한 가지만 생각하고 던지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이강준의 빠른 구속도 의식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물론 주승우 본인도 최고 시속 154㎞까지 나오는 강속구 투수다. 그는 "일단 시속 155㎞까진 던져보고 싶은데 (이)강준이 따라잡으려다간 크게 다칠 것 같다. 박찬호 선배님도 '구속은 필요 없다, 정확하게 던져'라고 해주셨으니, 먼저 정확성에 집중하는 걸로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신 목표는 크게 잡았다. 2020년 33세이브의 조상우 이후 아무도 하지 못한 30세이브를 목표로 한다. 주승우는 "한 단계 더 스텝 업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면담에서 답을 주셨다. 감독님은 '2년 차 징크스라는 게 왜 있겠냐, 생각이 많으면 퍼포먼스가 안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고민을 최대한 안 하고 부상만 당하지 않으려 한다. 최대한 빨리 30세이브를 해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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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4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키움 주승우가 자체청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