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굴욕은 없다' 류지현 감독, WBC 위해 '762승 드림팀' 꾸렸다... 대만행→예선 전력분석 나선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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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2026 WBC 대표팀 감독. /사진=KBO 제공
2006년 초대 대회 4강 신화,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

영원할 것 같았던 한국 야구의 전성기대는 2010년대 이후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세계야구계의 최고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은 한국 야구다.


더 이상의 악몽은 없다. 내년 3월 열릴 2026 WBC에서 선전을 목표로 선임한 류지현(54) 대표팀 감독이 벌써부터 대회 준비에 돌입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류지현 2026 WBC 대표팀 감독이 WBC 예선전 전력분석을 위해 2월 20일 대만으로 출국한다"고 17일 밝혔다.

대만 타이페이돔에서 열리는 WBC 예선전은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니카라과, 스페인 등 4개국이 출전해 라운드로빈 형식으로 진행된다. 예선전을 통과하는 상위 2개팀은 2026년 3월에 열리는 WBC 본선 진출권을 얻어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야구는 화려했던 시절을 지나 국제대회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주로 아마추어 선수들이 나서는 대회였고 프리미어12나 WBC에선 매번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류지현 감독은 명확한 목적성을 안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달 24일 KBO는 "류지현 감독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이끌 대표팀 수장으로 이날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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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표팀 코치 시절 때 류지현.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이 나아가야 할 정책적 방향성과 대표팀 감독으로서 필요한 자격 조건 등에 대해 논의해 대표팀 감독 후보를 허구연 총재에게 추천했고 허 총재와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대표팀 운영 계획, 상대팀별 전략 수립 방안, 국내 및 국제 야구계 흐름에 대한 이해도 등에 대해 류지현 최다 득표자와 면접을 거친 후 감독으로 선임했다.

당시 KBO는 "현장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고 구단 감독까지 맡으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점과 다년간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로서 다수의 국제 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은 점 등에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류지현 감독은 LG 트윈스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스타로 은퇴 후엔 LG에서 수비, 주루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코치연수를 받은 뒤 팀에 돌아와 작전, 주루, 수비 코치 등을 두루 역임했다. 2018년부터 2020시즌까지 수석코치를 맡았고 2021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감독으로 LG를 이끌었다. 2시즌 동안 LG는 159승 16무 113패(승률 0.585)의 성적을 올렸고 2022년엔 정규시즌에서 따낸 87승으로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을 남겼다.

이번 전력분석 출장에는 강인권, 이동욱, 허삼영 전력강화위원과 전력분석담당 직원이 동행하며, 25일까지 전력분석을 마친 뒤, 26일에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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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WBC 때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
단순히 전력분석팀이라기엔 커리어가 매우 화려하다. 모두 KBO리그 팀을 이끌었던 사령탑 출신으로 우승을 경험한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228승)을 비롯해 강인권(197승) 전 NC 감독, 허삼영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178승)을 모두 합치면 무려 762승을 합작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경계 대상은 대만이다. 대만은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에서 일본과 미국 등 강호들을 제치고 우승 기적을 써내는 등 최근 국제 무대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 또한 WBC가 남다른 무대다. 지난해 KBO리그는 역대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불러모으며 흥행 열풍을 일으켰는데 WBC에서 다시 한 번 실망스러운 성적을 떠안는다면 흥행에 찬물이 끼얹어질 수 있다.

2006년과 2009년 WBC에서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금메달을 수확하며 KBO리그에 흥행 순풍이 불어왔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반대로 아무리 KBO리그 매니아층이 많이 생겨났다고는 하지만 4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국제무대에서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팬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수 있다. 류지현 감독부터 나서서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내년 WBC에 대한 야구 팬들의 기대감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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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위원으로 활약하던 때의 류지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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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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