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너무 사랑했다" 푼돈 받고 KBO 떠난 '꽃미남 외인' 감동 비화, 'ML 6년 차' 친구 추천하고 떠났다 [투손 현장]

투손(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8 06:41
  • 글자크기조절
image
카일 하트.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image
로건 앨런이 NC와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28)은 메이저리그에서만 6년을 버틴 경력자다. 뜻밖이라고 볼 수도 있는 한국행에는 절친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다.

로건은 지난달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4만 달러, 연봉 56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계약을 맺고 NC에 합류했다.


메이저리그 경력만 보면 전임자인 카일 하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낫다. 로건은 한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선정한 유망주 전체 74위에 오른 적이 있을 정도로 촉망받는 투수였다. 2019년 빅리그 데뷔 후 트레버 바우어(34), 야시엘 푸이그(35·현 키움)가 엮인 삼각 트레이드에 엮여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이적했다. 이후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치며 빅리그 통산 45경기(선발 15경기) 124⅓이닝 5승 11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반면 하트는 빅리그 경험이 2020년 단 4경기뿐이다.

지난해도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그가 KBO행을 택한 건 하트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에넥스 필드에서 펼쳐진 2025 NC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로건은 "메이저리그에서 같이 뛰었던 동료 중에 KBO를 경험한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하트, 메릴 켈리 등이 아주 가까운 친구였고, 에릭 페디도 내게 한국과 KBO 리그에 대해 많은 말을 해줬다"며 "특히 하트는 내게 강력하게 NC 다이노스를 추천해서 지난 시즌 중 다음엔 KBO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트는 지난해 KBO를 지배한 투수 중 하나였다. 26경기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 157이닝 182탈삼진으로 시즌 막판 부상이 아니었다면 KBO 최초 외국인 4관왕도 가능했던 리그 에이스였다. 결국 4관왕에는 실패했으나, 탈삼진 1위를 지키고 투수 골든글러브, 수비상 등을 수상하고 최동원상까지 받아 그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배우 뺨치는 꽃미남 외모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즌 후 하트는 꾸준히 NC와 재계약을 희망하지 않아 한국에 대한 미련이나 애정은 크게 없어 보였다. 또한 지난 14일 샌디에이고와 1+1년 150만 달러로 푼돈 수준의 FA 계약을 맺으면서 일각에서는 그저 한 시즌 뛰고 간 외국인일 뿐이라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image
카일 하트.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image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로건이 훈련을 마친 후 스타뉴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지만 NC와 로건이 들려준 비하인드는 꽤 감동적이었다. NC 구단 관계자는 "하트는 한국을 정말 사랑했다. NC 동료들도 너무 좋아했다. 다만 나이가 있어서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로건 역시 "하트는 꾸준히 한국 생활이 너무 좋다고 했다. 그는 한국 팬들을 정말 사랑했고 한국 야구에도 애정이 있었다. 또 NC 구단 트레이너나 스태프들이 선수들을 정말 잘 관리해준다고 말해 그 부분이 꽤 인상적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메이저리그 경력을 뒤로 하고 KBO에 발을 디딘 로건은 팀의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하며 순조롭게 적응 중이었다. 그는 "한국의 야구 스타일에 적응하고 문화를 배워가고 있다. 팀원들도 너무 좋고 박민우와 손아섭은 내 베스트 프렌드다. 캠프 자체는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빅리그에서처럼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그는 3월 20일 개막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14일 불펜 피칭에서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를 확인한 그는 자신을 공격적인 투수로 소개했다.

image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NC 손아섭이 로건(오른쪽)이 대화를 나누며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image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NC 로건이 불펜 피칭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로건은 "난 마운드에서 굉장히 공격적이고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투수다.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커터, 슬라이더, 벌컨 체인지업, 커브 등 6가지 구종을 던진다. 많은 구종으로 타자들을 헷갈리게 한다"며 "KBO 타자들이 미국과 달리 끈질긴 점은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나도 변화구 구종이 많기 때문에 땅볼과 뜬 공을 많이 유도해 아웃 카운트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애리조나에서 함께 뛰었던 켈리도 KBO에서의 경험이 자신감도 불어넣고 자신의 피칭 메커니즘을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한국행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그 부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자신 또한 친구 페디, 하트에 이어 NC 에이스 계보에 들어가길 바랐다. 로건은 "페디와 하트가 이곳에서 잘했다는 걸 알고 있다. 그게 내가 NC행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연달아 NC에서 잘했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 두 사람은 내가 NC행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개인적인 목표보단 여기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어떻게든 많은 승리를 따내 우승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