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봉준호, 그저 빛!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찢었다..'미키17'=우리가 극장에 가야 할 이유

김나라 기자 / 입력 : 2025.02.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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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라더스


역시 봉준호 감독은 언제나 옳다. 신작 '미키17'은 당신, 아니 우리가 바라던 극장용 영화 추구미의 집약체일 것이다.

'미키17'은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 작가의 '미키7'을 원작으로 한다.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미키18 역/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는 대한민국의 자랑, 봉준호 감독이 2019년 영화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미국 오스카상(아카데미) 등 전 세계를 휩쓸고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할리우드 대형 프로젝트이다. 워너브라더스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플랜B의 디디 가드너와 제레미 클라이너, 봉준호 감독의 제작사 오프스크린, 그리고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의 최두호 프로듀서가 제작했다.

'미키17'은 제작비만 약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164억 원), 할리우드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만큼 전작 '기생충'과는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이기도 하다. 봉 감독의 또 다른 해외 프로젝트, 넷플릭스 '옥자'(2017)도 제작비 6000만 달러의 영화로 '미키17'은 할리우드에서도 초대형 블록버스터물에 해당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휘황찬란 히어로물 '마블급'일 정도의 역대급 스케일이다.

이 말인 즉슨, '미키17'의 미덕은 곧 '대중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적인 봉준호 감독이라니, 그 자체로 이전의 작품 세계와는 차별화를 띄며 흥미와 동시에 우려가 다소 따르기도 했다. 봉준호가 '괴물' '기생충' 등 천만 흥행작을 다수 보유한 감독이긴 하나 '미키17'은 출발 선상부터 할리우드식 블록버스터 접근이기에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도전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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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누구인가. '세계적 거장'은 역시 달랐다. 봉 감독은 결단코 기다린 관객들을 배반하지 않는 결과물로 돌아왔다. 지난 17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 베일을 벗은 '미키17'은 600석 넘는 객석이 영화 관계자들로 가득 채워진 가운데 러닝타임 137분 내내 격렬한 리액션들이 터져나왔다. 그만큼 공감을 자극하고 몰입력이 상당하다는 것.

놀랍게도 봉 감독은 할리우드 콘텐츠 문법에서도 '봉준호 매직'을 펼쳐내며, 특수관의 값비싼 티켓 값마저 아깝지 않을 재미를 선사했다. 복제인간을 소재로 어김없이 계급사회, 정치적 풍자를 녹여냈는데 특유의 블랙코미디로 웃음을 챙기고 2054년 근미래 우주 배경에 크리처 캐릭터로 색다른 볼거리를 가득 채웠다. 무엇보다 '봉테일'(봉준호+디테일)답게 SF물이라고 한들 거창한 주제의식을 담기보다 보편적인 감수성을 끌어올리는 섬세한 연출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한다. 입 밖으로 소리를 내지를 정도로 푹 빠져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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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뿐만 아니라 '봉준호 표' SF블록버스터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방점을 찍는데, 우리가 극장에 가야 할 이유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주연 로버트 패틴슨의 1인 2역을 비롯해 나오미 아키에,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그리고 크리처까지 어느 하나 구멍 없이 명품 열연을 수놓았다. 특히 독재자 케네스 마셜 역의 마크 러팔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변신을 시도하며 '미키17'을 지루할 틈 없이 극을 이끈다. 아내 일파 마셜(토니 콜렛 분)의 꼭두각시 남편으로서 우스꽝스러운 케미로 대한민국의 현시국마저 아우르는 '미키17'이다.

'미키17'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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