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영 동점골 넣고 고개 숙였다... '추모 세리머니' U-20 대표팀에 있지만, 김하늘양 잊지 않았다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5.02.1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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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영의 추모 세리머니.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윤도영의 추모 세리머니.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윤도영(19)이 골을 넣고도 고개를 숙였다. 골 세리머니로 고 김하늘 양을 추모했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17일 중국 선전 유소년 축구 트레이닝 베이스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태국과 맞대결에서 4-1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2연승(승점 6)을 거두고 일찌감치 8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윤도영이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전반 23분 선제골을 허용해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윤도영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백민규(20·인천유나이티드)의 헤더 슈팅이 걸렸으나 윤도영이 재차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런데 윤도영은 골을 넣고 기쁜 마음을 나타내는 대신 고개를 숙였다. 또 손가락을 하늘 위로 올렸다. 고 김하늘 양을 위한 추모 세리머니였다. 앞서 지난 10일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초등학교 건물에서 40대 여교사가 8살 김하늘 양을 흉기로 살해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김 양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여교사는 우울증 문제로 휴직했다가 지난 해 12월 복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양은 대전하나시티즌의 팬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와 함께 경기장을 자주 찾았다. 특히 김 양의 아버지는 대전 서포터스인 대전 러버스 소속 유토피아 대전의 일원이다.


앞서 황선홍(57) 대전 감독, 주장 이창근(32)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지난 13일에 열린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았다. 황 감독은 "나이도 어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하늘이가 하늘로 갔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좋은 곳에서 밝은 모습으로 지냈으면 좋겠다. 마음 한 곳에 무거운 마음이 있는데,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진심을 건넸다. 이창근도 "더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도영도 추모에 동참했다. 경기 후 윤도영은 자신의 세리머니 모습과 함께 기도하는 이모티콘, 추모 리본, 하트를 붙여 김 양을 위한 메시지를 남겼다.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시민들이 국화꽃 등을 놓으며 김하늘(8)양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시민들이 국화꽃 등을 놓으며 김하늘(8)양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한편 한국은 윤도영의 동점골을 비롯해 김태원(19·포르티모넨스)이 멀티골, 박승수(18·수원삼성)가 1골 1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다크호스 태국을 가볍게 눌렀다. 앞서 한국은 지난 14일에 열린 시리아와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에서도 2-1로 승리했다. 오는 20일 조별리그 최종전 일본과 '숙명의 라이벌전'을 남겨 뒀지만, 이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이번 대회에는 총 16개 팀이 참가했다. 4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 팀이 8강에 오르는 방식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13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또 최소 4위 안에 들어야 오는 9월 칠레에서 열리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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