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김연경 그냥 못 보내' 은퇴투어 열린다, 홈경기 없는 도로공사는? "마지막 원정경기서 진행 예정"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18 13:41
  • 글자크기조절
김연경(가운데)이 지난 16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종료 후 IBK가 마련한 김연경의 은퇴 행사 이후 홈구단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연경(가운데)이 지난 16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종료 후 IBK가 마련한 김연경의 은퇴 행사 이후 홈구단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은퇴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37·인천 흥국생명)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건 비단 팬들만은 아니다. 배구계 관계자들과 동료들도 떠나는 김연경을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7일 단장 간담회를 열고 김연경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남은 정규리그 경기에서 은퇴 기념 행사를 개최하기로 구단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지난 13일 서울 GS칼텍스와 홈경기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는데 이후 처음 열린 16일 화성 IBK기업은행과 원정경기에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IBK기업은행은 선수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김연경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IBK기업은행의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고 김연경은 간단한 소감과 자신이 직접 준비한 선물을 팬들에게 선사하며 마지막 화성실내체육관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은퇴 투어는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구단의 홈경기에서 김연경에게 구단 기념품을 전달한 후 단체 사진 촬영 및 김연경의 친필 사인볼(경기구)과 유니폼을 추첨을 통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김연경은 지난 13일 GS칼텍스전이 끝난 후 공식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기로 결심했다.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 얼마 남지 않은 시즌 잘 마무리하겠다"라고 발표했고 이후 배구계의 관심은 모두 김연경에게 쏠리고 있다.


김연경은 떡잎부터 달랐던 선수였다. 2005~2006시즌 V리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뒤 곧바로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신인선수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쥐는 진기록을 남겼고 V리그 역대 최다인 6번의 정규리그 MVP, 13번의 라운드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첫 은퇴 투어 행사를 앞두고 관중들을 바라보고 있는 김연경. /사진=뉴시스
첫 은퇴 투어 행사를 앞두고 관중들을 바라보고 있는 김연경. /사진=뉴시스
V리그를 누빈 지난 7시즌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려놨는데 이는 V리그 5시즌 이상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유일한 기록이다. 만약 승점 70으로 1위에 올라 있는 흥국생명이 이번 시즌까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면 이 기록이 이어질 수 있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태극마크를 달고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일구는데 앞장선 김연경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튀르키예, 중국 해외리그에서도 활약하며 수많은 우승과 MVP를 휩쓰는 등 세계적인 선수의 위엄을 떨쳤다.

첫 은퇴 투어의 발걸음이었던 16일 화성 원정경기엔 3245석의 판매 좌석이 매진됐다. 행사 후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김연경은 ""이렇게 많이 오실 줄 알았다(웃음). 많은 경기가 남아 있으니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며 "IBK기업은행 관계자분들과 선수들, 팬들께 감사드린다. 시즌 남아 있기에 큰 부상 없이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정규 시즌이 얼마 안 남았다. 우리 경기도 많이 와서 봐달라. 끝까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은 만큼 김연경은 감정을 컨트롤하려 애썼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생각하려고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면서도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은퇴 발표 직후에도) 너무 잘 잤다. 나만 준비가 돼 있었던 것 같다. 일부러 감정적이 되지 않으려고 드라마도 봤다. 그런 식으로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자신에게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자칫 팀에나 다른 선수들에게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김연경은 "시즌 중에 (은퇴) 얘기를 하다 보니 은퇴 관련 이야기는 오늘로서 마무리하고 싶다"며 "은퇴보다는 리그나 경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는 게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김연경을 태운 구단 버스가 출발하자 이를 뒤따르며 아쉬워하는 팬들. /사진=안호근 기자
김연경을 태운 구단 버스가 출발하자 이를 뒤따르며 아쉬워하는 팬들. /사진=안호근 기자
경기 종료 후 1시간 가량이 흘러 김연경이 구단 버스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팬들은 추위에 떨며 기다렸고 마지막 인사를 하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다음 은퇴 투어 일정은 오는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수원 현대건설과 원정경기다. 특히 절친인 양효진이 있는 구단이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IBK기업은행을 시작으로 흥국생명을 제외한 5개 구단 중 4팀은 흥국생명과 홈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반면 김천 한국도로공사는 상황이 다르다. 이미 지난 6일 흥국생명과 홈에서 격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은퇴 투어에서 빠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만 흥국생명과 홈경기가 남아 있지 않다. 단장 간담회에서도 이야기가 나온 것 같은데 6라운드 흥국생명 원정경기에서 홈팀과 함께 행사를 작게라도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다음달 15일 흥국생명의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격돌한다. 봄 배구가 사실상 확정적이기 때문에 마지막 홈경기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정규리그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흥국생명도 특별한 행사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주객이 전도되선 안되겠지만 한국도로공사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구단 생각도 그렇고 김연경 선수와 같이 했던 선수들도 적지 않다"며 "모두가 그런 자리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에 원정경기에서라도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왼쪽)이 16일 첫 은퇴 투어를 마치고 김수지와 함께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김연경(왼쪽)이 16일 첫 은퇴 투어를 마치고 김수지와 함께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