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WS 우승팀 위엄인가' KBO 3할타자 '8년 고민' 단번에 꿰뚫어 봤다, 김혜성도 경탄 "내 문제점 정확히 나왔다" [글렌데일 현장]

글렌데일(미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2.1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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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LAD)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 랜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김혜성이 무키 베츠와 수비 특훈을 마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LA 다저스가 KBO 통산 3할 타율의 김혜성(26)도 8년간 끙끙 앓던 고민을 단번에 꿰뚫어 봤다.

김혜성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캐멀백 랜치 야구장에서 2025 다저스 스프링캠프 풀 스쿼드 3일 차 훈련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격, 수비 등) 모든 걸 바꾸고 있다. 이렇게 큰 변화를 준 건 4년 만"이라고 밝혔다.


개막을 한 달 남짓 남겨 놓은 시점에서 변화를 주기란 쉽지 않다. 특히 김혜성처럼 콘택트 능력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받는 선수에게는 위험 부담이 더 따를 법했다. 절친이자 타격왕 출신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인정한 콘택트 능력이라면 더욱 그랬다. 이정후는 지난 17일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혜성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만큼 타격에서는 우리 또래 중에 정말 최고였다. 그래서 타격이든 수비든 내가 야구적으로 조언해줄 것이 없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김혜성은 자신의 타격에 늘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김혜성은 타격왕을 수상하거나 압도적인 성적을 수상한 적은 없다. 타격도 장타 없이 맞히는 데만 한정돼 있어서 메이저리그에서 과연 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어린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

이러한 지적을 인지하고 있던 김혜성에게 다저스는 최적의 팀이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2010년대부터 10년 넘게 메이저리그 최고 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강자다. 2013년부터 8년 연속 지구 우승을 포함해 2021년을 제외한 최근 12년간 11년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정상에 섰다.


그 탓에 십여 년간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이 최하위를 맴돌았음에도 육성의 힘으로 왕좌를 지켰다. 대표적인 사례가 저스틴 터너다. 터너는 만 29세 시즌까지 한 시즌 홈런 10개도 못 치던 평범한 플래툰 내야수지만, 2014년 다저스로 합류한 뒤 인생이 달라졌다. 타격 어프로치를 바꾼 터너는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강타자로 거듭났고 그가 있는 동안 다저스는 7시즌 연속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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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왼쪽)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 놀라운 경험을 김혜성도 잠깐이나마 경험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 가면 변화가 무조건 있을 거라고 봤다. 내 문제점을 알고 있었고 다저스는 워낙 좋은 시스템을 가진 팀이다 보니 그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 부분이 딱 맞아떨어졌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팀에 타격폼을 촬영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코치님과 대화를 나눈 후에 많이 수정하고 있다. 내가 야구하면서 문제점이 많다고 느꼈던 부분이 분석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정확히 나왔다. 그러다 보니 연습도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타격 부분에서는 상체와 하체의 움직임을 모두 바꾸고 있었다. 최대한 안타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어프로치를 조정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 달 만에 자신이 8년간 쌓아온 것을 바꾼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의 워크 에식과 갖고 있는 자질을 눈여겨봤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지난 18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 내 생각에 그는 우리 캠프에서 가장 체지방이 낮은 선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애런 베이츠 타격 코치는 현장의 한국 취재진과 만남에서 "김혜성은 훌륭한 능력을 갖췄다. 성공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고, 타격 자세는 몇 가지 작은 조정일 뿐"이라고 전했다.

팀과 동료들의 도움 속에 김혜성은 기쁜 마음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MVP 출신 유격수 무키 베츠는 김혜성의 적응을 돕기 위해 내야 펑고 훈련이 끝날 때마다 '레츠 고 다저스' 구호를 외치며 팬들의 응원을 유도했다. 타격 훈련에도 내내 함께하면서 김혜성의 적응을 도왔고, 이는 한국계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도 마찬가지였다.

김혜성은 "수정 안 하고 좋은 결과를 내는 것보단 수정하고 아쉬운 결과가 나오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베츠는 지금은 연습이다 보니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고 했다. 수정하는 부분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베츠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전부 너무나 잘 챙겨주고 알려줘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정말 감사하고 기분 좋게 야구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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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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