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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샌프란시스코 소식을 주로 다루는 미국 매체 어라운드 포그혼은 19일(한국시간) "SF 자이언츠는 빠른 외야수에게 도전해 절실히 필요한 기술을 추가해야 한다"며 이정후의 새로운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 이유는 샌프란시스코의 저조한 도루 기록에서 찾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68도루로 30개 팀 중에 29위에 머물렀다. 1위 워싱턴 내셔널스(223개)와 무려 155개나 차이를 보였다.
매체는 "최근 시즌에 SF 자이언츠를 봤다면 가장 느린 팀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정후는 필요한 속도 역동성을 더해주며 자이언츠는 그가 베이스에서 더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톱타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 유력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커리어 내내 크게 주루에 강점을 보였던 선수는 아니다. KBO리그에서 보낸 7시즌 동안 도루는 69개에 불과했고 단일 시즌 최다 기록도 13개였다. 지난해 빅리그에선 2개의 도루를 성공했는데 실패가3개로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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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훈련에서 나선 이정후가 강하게 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26세의 외야수는 평균 이상의 주자다. 오라클 파크에서 중견수를 맡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그래야 한다"며 "이정후는 작년에 초당 평균 28.4피트를 기록했는데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스프린트 속도에서 상위 79번째 백분위에 속했다. 이는 2024년에 3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LA 에인절스의 자크 네토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딜런 무어보다 뛰어나다. 이정후의 속도는 작년에 31개의 베이스를 훔친 니코 호너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기 위해선 분명히 보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매체는 "최근 (도루 관련) 규칙 변경은 주자에게 크게 유리하게 기울어져 최근 시즌에 도루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러한 변경 중 하나는 2023년 이전의 도루를 평가하는 것을 지난 두 시즌과 비교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MLB)는 2023년 베이스 크기를 키웠고 피치클락을 통해 주자 견제를 제한하며 더 적극적으로 도루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러한 제도 변경에 이득을 본 게 바로 김하성(탬파베이)이었는데 그는 그해 커리어 하이인 38개의 베이스를 훔쳤다.
이 같은 제도 변경이 이정후에게도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매체는 "코칭 스태프가 그가 베이스에서 더 공격적으로 뛰도록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 중 일부는 코칭 스태프의 몫이다. 그들은 그가 베이스에서 더 성공하는 데 필요한 코칭을 줄 수 있을까.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더 잘 활용하고 그의 기술을 확장할 수 있는 한 분야처럼 느껴진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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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루 훈련을 하는 이정후(왼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
거액의 계약 이후 큰 기대감을 안고 입단했으나 어깨 부상 이후 수술대에 오르며 아쉬움을 나타냈던 터이기에 스스로도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이정후는 "올 시즌은 지켜보기보단 많이 쳐보려 한다. 지켜본다고 좋아지지 않을 것 같고 타석에서 많이 시도해봐야 알 것 같다. 그렇게 스프링캠프 기간에 고칠 건 고치고 준비한 걸 시도해야 성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시즌에 들어가면 정말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더 생각하면서 방망이도 최대한 많이 내고 많은 걸 시도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는 올해 시범경기 첫 두 경기 중 한 경기에 뛰게 될 텐데 아직 언제 뛸지 정해지지 않았고 라인업도 알 수 없다. 아직 모든 선수가 모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라인업을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면서도 "그가 출전할 첫 번째 경기에서 몇 번 타순에 나설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3번 타자로 기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확정적인 건 없다. 분명한 건 타격 능력 만큼은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는 KBO 통산 타율 1위(0.340) 이정후가 적극적으로 뛸 수 있다면 샌프란시스코에도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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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정후. /사진=김진경 대기자 |